조강희 충남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
의과대학은 특성상 임상실습을 위하여 2월부터 새로운 4학년을 위한 임상실습이 시작되고, 병원은 새로운 인턴, 새 전공의, 신임 전임의, 신규 교수 도 매년 3월 1일 새로 온다.
이런 현상은 병원 뿐만 아니라 학교, 법원, 군, 산업체도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3월이 되기 전에 재활의학 임상 실습 내용을 보강한다. 하루 8시간, 5일의 재활의학 임상실습 동안 최대한 효과적으로 실습을 진행하기 위해서 고민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모자란다.
하지만 올해는 특히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의 불만이나 요구사항, 작년의 수업평가 내용을 반영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더 더욱 시간이 모자라서, 불가피하기 실습내용을 줄이게 되었다.
병원도 3월이 되면 준비해야한다. 보통은 3월 전에 새로 시작하는 재활의학과 전공의 1년차를 위한 환영만찬과 4년 동안 수련 후 전문의를 취득한 새 전문의를 축하만찬은 벌써 끝냈다.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4년차의 빈 공간은 아랫 년차 전공의가 순차적으로 승진하여 년차가 하나씩 올라가고 각 년차의 수련내용과 담당 진료업무도 이에 따라 좀 더 수준 높게 변경된다.
신임 1년차 전공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을 3월부터 시작하므로 교과서를 의국에서 선물로 주기도 한다. 매년 2, 3월에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기 위해서 최소한 대학 8년, 그리고 인턴과 전공의 5년을 무사히 마치고, 전공의 숙련기간 동안 교육 잘 받아 전문의시험에 합격해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4년차 전공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떠나게 되어 기분이 좋고, 흥분될 것이다.
하지만 환자진료, 학생교육, 연구, 봉사를 하면서 전공의를 교육해야하는 교수로서 저자는 매년 3월이 되면 앞으로 최소 2달은 참을 인(忍)을 10번 이상 가슴 속에 그리면서 노심초사해야한다. 새로운 1년차를, 그리고 승진한 상위 년차 전공의는 다시 최소 3~6개월은 공부시키면서, 감독 하에 임상진료 경험과 노하우를 1대 1로 교육시켜 전공의 수련규정에 맞는 정도까지, 그리고 전문의로서 최소한의 자질을 갖추는 정도에 도달하게 해야 할 책임, 부담, 위험이 교수나 지도전문의에게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도전문의로서 3월의 "고난의 수행"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매년 돌아온다. 올해로 23번째이다.
올 3월부터는 나의 고난의 수행을 멈추게 하려한다.
전공의는 피교육생의 성격이 있으므로 교육비를 전공의 수련기관인 병원이 받아야한다. 이를 내실있는 전공의 교육을 위해서, 그리고, 전공의의 진료업무를 줄이기 위해서 전문의를 확충에 사용한다. 경비는 인상된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사용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의 유명한 3 분 외래 진료시간을 늘린다. 아직까지 의사들은 병원의 전문의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입원, 응급, 수술, 외래 환자가 많으면 수련 중인 전공의, 전임의와 함께 365일 완전 비상합숙시스템을 100% 가동하여 문제없이 진료해왔다.
더 많은 전문의가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가능한 많은 환자를 정해진 시간에서 진료해 왔고, 우리사회와 국가는 이런 제도가 정상인 것으로 착각하고 이런 능력이 우수한 의사의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의사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먼저 이런 시스템을 고치라고 요구해야 한다.
이렇게만 되면 3월부터는 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를 2배로 늘리고, 환자의 진료시간은 2배 늘어나고, 전공의는 진료업무와 위험도를 반으로 줄이고, 지도하는 교수의 고난수행은 없어질 것이다.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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