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베란다에서 출근하는 남편에게 손을 흔드는데 갑자기 우울하더라. 다른 사람들은 다 멋지게 차려입고 출근하는데 나는 뭔가 싶어서…. 갑자기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어."
아직 결혼 전 이었던 나에겐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는 친구의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으로 다가왔다. 몇 년 후 내가 아이를 낳고서야 온전히 이해하게 됐던 친구의 그 마음.
'육아 우울증', '육아 스트레스'… 많은 엄마들이 공감하는 단어일 것이다.
너무나 원했던 소중한 우리 아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육아는 그리 녹록지 않았다.
밤낮없이 울어대는 아이, 아이의 시야에는 늘 엄마가 있어야 하며, 어떨 때는 온종일 엄마 품에 있으려 한다.
때문에 수면시간은 늘 부족하기 일쑤고 밥 한끼 편히 먹는 것도 힘이 든다.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참다 참다 아기를 안고 가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런 생활이 몇 달 몇 주 이어지다 보면 엄마도 지쳐간다.
거기에 출산 후 회복되지 않은 몸무게와 푸석해진 피부 등 거울 속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자존감도 떨어지고 무력감까지 생겨난다.
사람은 누구나 우울해 질 때가 있다. 엄마의 경우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 육아 우울증으로 나타나기가 쉽다.
독박육아를 하거나 아이가 기질적으로 다루기 힘든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엄마의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엄마와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면 전적으로 의지하는 아이의 경우 엄마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슬며시 찾아오는 육아 우울증,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일주일에 한번 쯤은 남편이나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고 1~2시간 만이라도 혼자 또는 부부만의 시간을 갖자.
육아에서 벗어나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카페에 들러 편안하게 차도 한잔 마시자.
친구와 만나 평소 가보고 싶었던 맛집에도 가고 신나게 수다도 떨다보면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는 잠시 잊게 될 것이다.
-완벽하게 아이를 키워야 겠다는 마음을 버리자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좋은 엄마', '완벽한 엄마'에 대한 기준을 두고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살림도 완벽하게 육아도 완벽하게 해내고 싶지만 늘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못한 것 같다.
욕심을 버리자. 집이 좀 지저분하고, 하루 쯤 아이의 목욕을 건너뛰면 어떠한가.
아이에게 잘해주지 못했다며 자신을 탓하지 말고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버리자. 당신은 충분히 '좋은 엄마'이다.
-육아 동지를 찾는다
잘 만난 육아동지 한 명은 남편보다 낫다(?).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은 때로는 외롭다. 회사일로 바쁜 남편은 가끔 나를 외롭게 한다.
이럴 땐 육아 고충을 나눌 수 있는 모임 등에 가입하면 도움이 된다. 흔히 말하는 조동(=조리원 동기)친구, '문센(=문화센터)친구'를 비롯해 아파트 모임, 맘카페 등에 가입해 비슷한 환경의 엄마들을 만나면 좋다.
아이에게 친구를 사귈 기회도 주고 아이의 성장 등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자.
-산책 등 가벼운 신체활동을 하자
아이가 어리다고 실내에만 있기 보다는 10~20분 만이라도 야외활동을 하자.
신체 활동을 하면 몸에 활력과 에너지가 생기게 된다. 또 햇빛을 받으면 사람의 뇌는 세로토닌 호르몬을 분비해 기분을 좋게 해준다.
산책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은 육아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아이와 남편에게만 썼던 관심을 나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는데도 쓰자.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한 예쁜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자.
머리를 하고 화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울한 기분을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주 거울을 보고 나자신에게 응원과 칭찬의 메시지를 보내자.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선 '나 자신'이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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