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숙희 충남대 간호대학 교수 |
첫 번째 직장에서 출산 휴가, 육아휴직 및 탄력근무제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남자나 여자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보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분위기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 왜 남자가? 하면서 눈치를 주거나, 여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 가능한 휴직기간을 단축하면 좋겠다고 압력을 가하는 등의 문제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출산장려를 위한 정책은 나날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과 구성원에서는 출산장려 정책에 대한 이해가 적어 당사자만 괴로움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과 직장인이 모두 행복한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보다 행복한 가정과 사회로 발전하는 초석이 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장려하고 시행되고 있는 탄력근무제 역시 모든 직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직장의 근무환경 유연성은 맞벌이 부부로 하여금 육아 관련 부부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어 나갈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맞벌이 가정에게 부담이 큰 것은 육아의 문제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360조원으로, 이 중 여성 가사노동 가치는 272조원으로 남성 88조에 비해 3배가량 높다. 성별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은 맞벌이 가구가 많아지면서 남성의 가사노동 비중이 일부 증가하였지만, 가사노동 행위별 비중을 보면 남성은 자녀돌보기 28.7%, 음식 준비 15.6%인 반면 여성의 경우 음식준비 34.4%, 자녀돌보기 21.7%를 차지하고 있다. '직장에서 퇴근하면 집으로 출근하는 육아맘'이라는 여성의 말처럼, 여성은 오히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나의 정체성을 찾고 숨을 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성의 가사참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가사노동은 아직도 여성이 담당한다. 따라서 아침시간이나 저녁시간에 남편이 가사일과 육아에 적극 참여할 수 할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을 위한 남성이나 여성에게 출근시간의 유연성과 야간 근무 제한, 또한 주말 초과근무 제한을 실천하는 가족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가족사랑의 날이라 정시 퇴근을 권장하지만, 대다수의 기업이 이를 지키는 곳이 많지 않다. 또한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남성 역시 남편으로써 그리고 아이의 부모로써 가사일과 육아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자세와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 대학생 대상 부모교육이 수강교과목으로 개설되고 있고, 신혼부부교육, 출산 준비교육, 부모되기 교육, 산전 교육 등에서 부모가 될 때 엄마 아빠로써 함께 가정을 꾸려가며 가사일을 나누고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준비하도록 교육과 상담을 수행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행복할 때 그 가정에 자녀와 함께 웃음꽂 피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 역시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매해 11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찾기 전쟁을 치른다고 한다. 육아지원 시설을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직장여성의 경우 주거지역 근처에 위치한 기관에 입학신청서를 제출하고자 엄마 아빠가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인터넷 접수를 위해 컴퓨터 앞에 대기하는 등의 고충이 크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과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통해 이 지역마다 증설되고 있지만, 아직도 민간 시설이 대부분이고 추가 비용이 커서 경제적 부담도 뒤따른다. 비용 선택의 여지 없이 아이를 보내야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주거지역 근처에서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도록 지역 아동 수에 맞는 육아지원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다. 또한 다양한 육아지원 정책이 국가 및 지방자치 차원에서 제공되어 있지만 이러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부모가 많은 편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아플 때 직장여성은 이 아이를 어디에 맡기고 출근을 해야 하는가 고민이 되고, 주부의 경우에도 급한 일정으로 아이를 잠시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경우, 시 단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긴급·단기이용 아이돌봄 서비스, 맞벌이 가정지원, 미혼모부 지원사업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육아지원 서비스를 소비자가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널리 안내하는 서비스도 필요하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고 아기 키우기 좋은 사회적 환경과 정책이 실천될 수 있도록 국가, 지역사회, 직장 및 개인 수준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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