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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이 7일 오후 배재대 정문 앞에서 동상 철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 이성희 기자 |
배재대 재학생·졸업생 포함 5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은 7일 오후 2시 배재대 정문 앞에서 동상 철거 기자회견을 열었다. 20여 명의 단체 회원이 참석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김영진 독립유공자유족회 대전지회 간사는 "배재대의 이승만 동상은 베를린 대학에 히틀러 동상이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승만 동상을 자진 철거하고 대전의 3·8 민주의거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배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이해솔 씨는 "3·8 민주의거 당시 대전에서는 고등학생 1600여 명이 참여해 불의에 맞서 싸웠다"며 "학교의 이승만 동상 철거로 민족정기가 바로 서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4월 19일에 맞춰 발족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은 동상 철거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 왔다. 4월 합동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5월 집중 선전의 날, 7월 서구 의회 개원식 취지문 발표를 진행했다. 9월 오광영 시의원이 '반민족·반헌법행위자 단죄 및 국립현충원묘소이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교원들도 동상 철거에 동참하고 있다. 김종서 법학과 교수는 올해 6~7월 이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철거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상시 진행한 바 있다. 1인 시위에 동참했던 이규봉 컴퓨터수학과 교수는 "100만 민간인 학살·헌법 유린·한국전쟁 당시 책임회피 등 이 전 대통령의 과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며 "동상 철거를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이념 분쟁을 종식시키고 학구적 분위기를 재건하기 위해 동상 철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배재대 학생들 사이에서 나온다.
배재대 3학년 유 모 씨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세계대전 이후 이 땅에서 자유주의를 수호한 공이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발생하는 인물인 만큼 안정적 학풍을 위해 철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학년 재학생 김 모 씨는 "계속되는 논란으로 인한 피로감이 쌓인다는 학생도 많다"며 "동상이 존재하는 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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