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온 여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 지난 2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딸을 안고 이불에 감싼 채 바다 쪽으로 향하는 엄마의 모습이 주변 상가 폐쇄회로(CC) TV에 찍혔다. 이 딸은 이틀 뒤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으며 딸의 엄마는 6일까지 실종상태다./연합 |
제주해양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제주 애월읍 신엄리 인근 해안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장모(3)양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익사자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폐 외형이 확인됐다.
사망 시간은 변사체로 발견된 지난 4일부터 48시간 전인 2일께로 추정됐다.
두 모녀는 아이의 외할아버지의 신고로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 1일 장씨의 아버지는 "딸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경기 파주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모녀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지난달 31일 항공편으로 제주도로 들어온 모녀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거리의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 다음날인 1일 장씨가 숙소 인근 마트에서 번개탄과 부탄가스, 컵라면과 우유 등을 구입한 사실이 신용카드 조회결과 확인됐다.
장씨는 2일 오전 2시 31분께 딸을 안고 숙소를 나서 택시에 탑승해 제주시 용담동 해안으로 이동했고, 오전 2시 47분께 도로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계단 아래로 딸과 함께 내려가는 모습이 건너편 상가 CCTV에 잡혔다.
이것이 모녀의 마지막 모습으로 바다 쪽으로 내려간 모녀가 다시 도로 위로 올라온 모습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장씨가 숙소에 2박을 하는 도중 욕실에서 번개탄을 피웠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 특공대원들이 6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에서 실종자 수중수색을 마친 뒤 장비를 챙기고 있다. 해경은 4일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엄마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대대적인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연합 |
숙소 주인은 "퇴실하겠다는 말없이 이들이 떠났다"면서 "짐은 모두 모텔에 두고 갔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A양은 엄마·조부모와 함께 경기도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경은 현재 경비함정, 헬기 등을 투입해 수색을 벌이며 실종된 엄마의 행방을 찾고 있다.
한편 제주여아 사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3살배기 아기가 차가운 바다에서 얼마나 추웠을까", "아기가 엄마랑 여행을 가며 얼마나 설렜겠는가", "우리 아기가 생각나 너무 마음이 아프다" 등의 글들을 남기고 있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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