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 특집]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원광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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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특집]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원광연 이사장

  • 승인 2018-09-02 14:23
  • 신문게재 2018-09-03 7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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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연 이사장의 집무실과 회의실 전면에는 화이트 보드가 있다. 주요 현안을 적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한 원광연 이사장의 노하우다.
1970년대 대덕특구가 조성되면서 대전은 과학의 도시로 성장했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속도를 앞당긴 주역이다.

과학기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인재 육성, 출연연과 대전시민의 융합, 노벨상을 향한 도전, 더 많은 과학발전을 위한 지원까지 45년이 된 대덕특구의 과제는 산재해 있다.

그래도 과학은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4차 산업특별시와 스마트 스트리트, 과학문화 도시로의 비상을 위해 대전시는 이제 막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25곳을 대표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또한 과학을 기반으로 성장할 대전과 충청에 주목하고 있다. KAIST 교수에서 출연연의 아버지가 된 원광연 이사장에게 대전과 과학, 과학과 문화의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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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재가 줄고 있다.

▲이공계 기피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은 중국이나 북아프리카, 터키, 인도에서 온 유학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공계는 이런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하지만 타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자국의 연구환경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우리는 외국 유학생이나 연구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오픈해야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또 인문사회 전공자를 재트레이닝 해서 과학 쪽으로 인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이다. 소스는 충분히 있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3만 달러 시대에 살지만, 곧 4만 달러 시대로 도약해야 한다. 산업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과학기술뿐이다. 지금 우리의 과학기술계 인력이나 능력으로는 어렵다. 더 많은 인재풀을 만들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 통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도 북한과 함께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보는데.

▲남북의 과학 기술 차이는 약 20년 정도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본다. 아직은 가시적인 플랜만 있고 예산은 없다.

백두산과학기지 설립을 위해 의견을 모았다. 출연연과는 조율을 마쳤고, 정부에 공식 건의한 상태다. 올해 두 차례 토론회를 거쳐 필요성 적극 전달했다. 백두산 남북과학 공동기지가 조성되면 화산과 생물자원, 지진, 기후변화, 지하자원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추진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개성공단도 활용했으면 한다. 남북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싼 노동력보다는 기술력 중심으로 가야 한다. 개성공단 일부를 첨단기술 공동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면 좋겠다. 출연연의 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해 연구와 함께 북한 이공계 인력도 교육하면 좋겠다.

과학은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교류가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에 남북의 관계의 신뢰성을 쌓는 주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과학의 힘으로 성장해 온 과학의 도시 대전, 지난 45년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지난 45년간 출연연과 대덕특구에서 창출된 연구성과는 국내 자동차, 조선, 기계, 화학, 반도체, 통신, 원자력 등 주력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 및 과학기술의 성장을 견인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IoT,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보안, 나노바이오 기술, 에너지, 융합 신소재, 5G 기술들도 모두 대덕특구에 모여있다.

대덕특구의 기술과 지식을 혁신으로 연결하고 새로운 산업창출, 혁신기업 육성, 스타트업 확산, 신기술 테스트 베드, 금융의 연결, 인재양성 등을 통해 대덕연구개발특구에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대전은 제4차 산업혁명특별시로서 충청권, 대한민국, 나아가 글로벌 차원의 혁신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전시는 도룡동 일대에 스마트 시티를 조성하고 대전을 4차 산업혁명특별시로 명명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출연연과 과학을 앞세운 도시 정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대전시의 4차 산업혁명특별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다. 4차 산업혁명특별시 지정의 핵심은 산학연관민의 벽을 허물고 서로 연결하고 융합해 새로운 파괴적 혁신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도룡동 스마트시티는 대덕특구의 축적된 역량과 연구성과를 기술사업화와 비즈니스, 국민 생활 이슈 해결, 새로운 글로벌 도시 비전에 활용해야 하고 도룡동을 중심으로 한 특구의 공간 재구성과 스마트화는 연결과 융합을 위한 핵심 의제다.

공동관리아파트의 글로벌 혁신공간으로의 재창조 사업은 7개 출연연이 관련돼 있고, 목원대의 과학문화센터 리모델링 사업의 핵심은 출연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제4차 산업혁명 선도 융합연구혁신센터다.

도룡동, 가정로, 카이스트를 돌아 중앙과학관을 거쳐 다시 도룡동까지 연결되는 공간을 과학문화거리로 재구성하고, 그곳에 있는 출연연 공간을 개방해 오픈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하다. 산학연관을 연결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혁신과 연결할 수 있도록 플랫폼 조성이다.

도룡동 스마트도시는 지속적으로 출연연의 연구성과를 혁신으로 연결하는 연구혁신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미래선도기술의 테스트 베드이자 경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전과 연결하고 충청·전국의 특구와 연결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허브 특별시로의 임무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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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이 문턱을 낮추면 대전은 물론 전 국민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쉽지 않겠지만, 지역과 상생하는 과학계의 변화는 이뤄질 수 있을까?

▲출연연은 대학이 못하거나 기업이 안 하는 원천공공연구를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미래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재를 양성하면서 역량을 축적하는 곳이다. 국내 주력산업의 성장은 출연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며, 출연연의 축적된 역량은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국가적, 지역적 자산이다.

현재 50개가 넘는 출연연 지역조직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지역 과학기술의 허브로서 기술지원은 물론, 지역 우수인재를 양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나아가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에 최근 지역기업의 R&D 혁신역량을 지원하는 사업을 대폭 늘리고 있고, 연구소 기업 설립 및 연구원 창업을 통해 지역경제의 성장과 지역인재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역경제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으로서 지역사회의 자연·과학적 이슈에 대응하고 지역사회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 기반 국민생활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공간을 개방해 학생과 과학 교사 대상 교육, 연수기회와 과학문화 재능기부도 확대하고 있다.

문화적인 측면으로 대전시와 대덕특구의 상생협력도 확대해왔으며 지역의 과학축제와 전시 체험 기회도 늘리고 있으며, 지역 공간의 재구성과 다양한 프로그램 확충을 통해 문턱을 낮추고 지역과 상생하는 출연연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는 과학+문화, 과학+소통에 목말라 한다.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계획안이 있다면?

▲연구자들이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지역 구성원들의 과학기술 또는 과학자를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가에 따라 과학문화의 기반과 수준을 좌우한다.

이에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느냐, 과학기술을 교양과 문화의 영역으로 얼마나 즐기고 있는가 등이 중요하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출연연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연구윤리를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최첨단의 인프라와 우수한 연구 성과를 지역사회로 환원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출연연 과학자들은 사이언스슬램 D를 비롯해 다양한 초·중·고 대상 과학강연을 통해 학생들과 적극 소통하고, 사이언스 페스티벌 및 다양한 과학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예술과 융합한 아티언스와 대전 비엔날레 등 과학예술작품 전시 및 행사 지원 등을 통해 과학기술을 문화적인 방식으로도 확산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향후에도 출연연과 함께 좋은 과학문화의 확산을 위해 출연연의 공공적 임무를 강화하고 과학자와 시민, 학생, 과학과 지역사회의 소통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확대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대담=윤희진 경제과학부 부장 정리=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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