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오준오 교수가 금강 세종보 인근에서 토양과 강물을 채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전국 4대강 16개 보 중 완전히 개방된 시설은 세종보가 유일해 금강의 모래톱 복원이나 혐기성 생물의 저감 등이 주목받고 있는 것.
지난 4일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관계자들이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에서 수질과 흙의 상태를 현장 조사했다.
정부가 전국 7개 수중보의 수문을 개방했고 환경변화를 관측해 연말께 4대강 보 철거나 유지를 결정에 앞서 환경단체와 학계에서도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차원이다.
금강 상류인 세종보에서 시작해 하류로 이동하며 모두 5곳에서 물과 흙을 채집했고, 이를 통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등 수질 지표와 강바닥에 쌓인 저질토의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날 시찰단의 활동을 통해 보를 개방해 6개월만에 스스로 회복하는 금강의 힘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먼저, 금강 세종보에서 진흙을 채취할 때 4대강사업으로 생긴 뻘밭과 악취는 이미 사라지고 대표적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깔따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흐르는 물에 오염된 흙이 씻겨내려가고 산소가 강바닥까지 공급되면서 강바닥이 다시금 깨끗해지고 있는 것이다.
시찰단은 장소를 옮겨 찾은 공주보는 펄밭과 고인물에서 서식하는 펄 조개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공주보 역시 3월 중순 개방했지만, 세종보만큼 재자연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하류 백제보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세종보가 개방되면서 금강에 하얀 모래톱이 복원되고 있다. |
하류에 있는 백제보에 수문이 닫힌 상태로 해발수위 4.4m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이 영향으로 상류의 공주보까지 수위가 높게 형성되며 물 흐름이 좋지 못한 것.
시찰단은 마지막으로 백제보에서 흙과 물을 채취하는 것으로 이날 재자연화 모니터링을 마쳤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사무처장은 "뻘이 사라지고 모래톱이 복원되는 등 세종보의 금강은 옛 모습을 빠르게 되찾았지만, 백제보 상황은 맨눈으로 봐도 정체된 물에 오염된 상태"라며 "세종보를 통해 개방 효과가 증명됐고, 이를 금강 전역에서 확인하기 위해 백제보 개방도 필수"라고 주장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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