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권율정 원장 “대전현충원은 삶의 원천...안장식 소중히 준비”

[초대석] 권율정 원장 “대전현충원은 삶의 원천...안장식 소중히 준비”

취임 3년 맞은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승인 2018-04-17 09:31
  • 신문게재 2018-04-18 11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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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국립대전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이 영면해 있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도 대한민국을 위해 맞서 싸운 장병들이 안장돼 있다. 최근엔 순직을 인정받은 세월호 참사 교사들과 사고로 숨진 아산 소방관 3명도 이곳에 영면해있다. 올해로 개원 33년을 맞은 국립대전현충원이 나라를 위해 한 몸 희생한 이들의 마지막을 최고의 예우를 갖출 수 있던 데는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고, 유가족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는 권율정 원장의 공이 컸다. '현충원의 귀신'이라고 불릴 만큼 현충원에 대해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권 원장을 만나 국립대전현충원의 미래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 3년을 맞은 소감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3년 3개월의 직위를 맡은 건 아직 오래된 일이다. 늘 출근하기 전에 국립대전현충원 둘러보면서 내게 있어 현충원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단어는 '삶의 원천'이다. 현충원은 나에게 이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현충원을 개혁할만한 요소를 살펴내고 발전시키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항상 노력을 기울인다. 내가 할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생각한다. 나에게 끊임없는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국립대전현충원장은 임기제가 아니기 때문에 인사권에 따라 급격하게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충원과의 인연이 깊은 만큼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한다.



-대전현충원과의 인연에 대해 말씀해 달라.

▲공직생활을 시작한 게 1985년 3월이다. 33년간 몸을 담다 보니 내 나름대로 교훈의식이 강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 처음 발을 디딘 건 2007년 8월 16일이다. 공직생활을 국가보훈처에서 출발해 인천보훈지청장, 국가보훈처 복지사업과장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인사발령이 난 것은 최악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이야기한다면 13년을 거꾸로 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에게 죽느냐 사느냐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다. 속으로도, 겉으로도 드러내지 않았다.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는 게 가장 컸을 것이다. 열심히 하다 보니 7개월 반 만에 대전지방보훈청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대전지방보훈청은 대전 중구 문화동에 있었는데, 현충원의 끌림에 발길이 저절로 닿았다.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횟수로만 따진다면 1500번은 됐을 것이다. 관사가 서구 갈마동이었지만 문화동에서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뒤 다시 관사로 갈 정도였다. 하루 2~3번가량 매일 등·하교하듯 했다. 서울 국가보훈처 보훈심사 위원장으로 재직할 때도 첫차를 타고 현충원을 방문해 다시 집으로 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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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현재까지 어떤 행보를 거쳤는지 설명해달라.

▲국립대전현충원은 기본적으로 최대 기능이 안장과 참배다. 안장이 가장 중요하다. 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가 합동 안장식이다. 안장식이라는 건 제2의 장례식이다. 곡하듯 하는 게 아닌 애국의 정신을 살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매일 오후 2시께 안장식을 한다. 안장된 이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현충원에서는 신분을 고려하지 않는다. 마지막 안장되기 전 국가기관에서 서비스를 한다고 생각한다. 안장식을 원장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라고 생각한다. 안장을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임하고 있다.

나라 사랑 보훈스쿨도 진행한다. 나라 사랑 보훈스쿨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보훈 문화와 봉사활동을 접목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교육이라 생각한다. 1년에 4회 진행하며, 신청도 700여 명에 달한다. 자기 발걸음으로 휴일에 나오다 보니 이 모습만 봐도 밝은 대한민국의 희망이 보인다.



-변화를 시도하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는가.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평소에 잘하자'를 늘 가슴속에 새긴다. 쇼를 하듯 하는 건 질색이다. 국립대전현충원의 보훈둘레길을 소개하고 싶다. 지난해 3월 21일 완공했는데, 지역민들에게 국립대전현충원을 떠올리면 '보훈둘레길'이 떠오를 만큼 명품이 된 것 같다. 2007년 9월 21일 최초구간 2.3km를 만들었는데, 누구도 손을 대지 않았던 걸 해낸 기억이 있다. 실질적으로 80%가량을 완성했다. 폭이 2~3m 정도 되는데 자연 흙길이다 보니 걷는 데 최적화됐다. 별도의 예산이 없었고, 국민의 세금을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에 직원 모두가 손발을 걷어 붙이고 열심히 매진한 결과였다. 안장식도 어떤 재난에도 멈추지 않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퍼져있을 당시에도 안장식에 애착이 있다 보니 꾸준히 내 손으로 했다. 병원에서 오는 사람들이라 어떤 이들은 위험지수가 높다고 하겠지만, 직접 했고, 2015년 4월 15일부터 끼던 장갑이 3년이 넘도록 아직도 착용하고 있다.



-투명한 운영으로 소문이 자자한데 비결이 있다면.

▲당당하게 얘기하고 싶다. 국민으로 세금으로 운영하는 운영 중에 국립대전현충원보다 깨끗한 기관이 있을까 싶다. 없다고 생각한다. 일 예로 국립대전현충원 관용차로는 개인 업무를 단 1m도 운행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업무를 국민의 혈세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직원들도 자기 차로 운행을 하는데, 원장이 개인 업무를 관용차로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 푼이라도 공정하고 깨끗하게 사용하려고 한다. 국립대전현충원이 대전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매진하고 있고,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시민과 학생 등 방문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

정리=방원기·사진=이성희 기자



■권율정 원장은

-1985년 국가보훈처

-2004년 인천보훈지정창

-2007년 국가보훈처 복지사업과장

-2007년 국립대전현충원 관리과장

-2008년 대전지방보훈청장

-2009년 국립대전현충원장

-2009년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

-2009년 제19대 국립대전현충원장

-2011년 국가보훈처 복지증진국장

-2012년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장

-2015년 제22대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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