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당론 폐기하나

  • 정치/행정
  • 국회/정당

與,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당론 폐기하나

우원식 "대통령 개헌안 당론과 일치" 野 협상에 수도조항 법률위임 카드 제시전망
行首대책위 "약속했던 명문화 고수해야" 경고

  • 승인 2018-03-28 14:37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행정수도55
더불어민주당이 개헌 정국 속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당론을 폐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야권과 개헌 협상과정에서 행정수도 개헌이 포함된 당 개헌안 대신 법률위임으로 정한 정부안을 사실상 그대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권의 기류변화는 6·13지방선거와 개헌국민투표를 동시 실시를 위해 촉박한 협상일정과 수도조항에 대한 야권의 반발을 감안한 것인데 충청권에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의지가 후퇴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권력구조 개편 등 4가지 개헌 의제에 대해 각 당 입장을 문서화해 협상에 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민주당은 정부 발의안을 토대로 한 개헌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전망이다.



정부 개헌안이 민주당의 당론을 수용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알다시피 대통령이 제출한 발의안은 민주당이 수차례 개헌 의원총회를 열어 채택한 당론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초 자체개헌안을 공개하면서 헌법 제3조(영토)와 제4조(남북통일) 사이에 '대한민국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한다'라는 조항을 신설한다고 당론을 정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일각에선 "행정수도 세종시 명문화는 참여정부 이후 일관된 당론이었으며 국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행정수도 개헌에 대한 애드벌룬을 띄우기도 했다.

긍정적인 기류는 문 대통령 개헌안이 발표되면서 사그라들었다. 문 대통령이 발의한 정부 개헌안에는 명문화가 아닌 법률위임 카드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1장(총강) 3조 2항에 '대한민국의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로 수도조항 신설로 대체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같은 정부 개헌안을 받아 개헌협상 테이블에 올리면 '세종시=행정수도' 헌법 명문화 동력은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참여정부 이후 행정수도 어젠다를 주도해온 여당이 명문화에서 후퇴한 법률위임 카드를 낸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등 다른 야당이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주장을 할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여권의 기류변화는 다음 달 4일까지 여야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등 개헌협상이 촉박한 탓에 당 안팎에서 이견이 있는 행정수도 명문화 카드를 추진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 개헌안에 담긴 수도조항과 관련 "역사적·관념적으로 제도화한 수도 서울 개념을 굳이 부정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노무현 정부 때 일단락된 사안을 다시 끄집어냈다"고 비판하는 등 야권 반발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은 이 같은 민주당의 태도 변화에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민주당의 행정수도 개헌 당론이 정부안과 같이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가 아닌 '법률 위임'인지, 한국당 표현처럼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발표도 정치적 언어유희에 불과했는지 말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정부안과 더불어민주당의 개헌안이 똑같다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거수기 집권여당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민주당은 수도 조항과 관련해서는 국민 앞에 확약했던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에 대한 당론을 고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4.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