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지역 한 대형건물에는 병원 개원 현수막이 빛바랜 채로 한쪽 끈이 떨어져 흉물스럽게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지역 의료기관의 불법광고 현수막에 대해 단속기관인 지자체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대형건물을 보면 병원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불법으로 부착돼 있지만, 이를 시정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현행법상 옥외광고물 관리법에서 건축물 벽면을 이용한 광고물 설치는 대형 점포나 상업·공업지역 내 연면적 3000㎡ 이상 건축물 등에 한해 관할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지정 게시물을 설치해야 부착이 가능하다.
옥외광고 관리법 규정에 의해 해당지역 구청은 미풍양속의 유지 또는 공중에 대한 위해방지와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조성을 위해 긴급을 요하는 광고물 등에 대해 제거 또는 필요한 조치를 한 후 그에 따른 실제 소요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 옥외광고물 자진철거 또는 강제철거의 방법도 있다.
불법 광고 현수막을 부착했을 경우 옥외광고 관리법에 의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지역 일부 의료기관은 이를 어기고, 불법 광고물을 부착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색이 바랠 정도로 오래 매달려 있는 현수막과 정기적으로 디자인이 바뀌며 교체되는 일부 현수막들은 정비나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광고 현수막이 찢어져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고, 주행 중인 차량에 방해될 수 있다는 게 시민들의 지적이다.
직장인 A씨(대전 서구)는 "도심의 일부 현수막은 차량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주변 경관을 훼손하고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으로 지자체가 단속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은 불법 광고 현수막 단속을 해당 구청이 맡고 있다. 구청은 우선 3회에 걸쳐 철거 문서를 발송하고, 이후에도 철거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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