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호 원장이 발명한 US-guider |
병원 접수실에 들어서니 '병원을 내 집 같이 환자를 내 몸 같이'라는 원훈이 눈에 들어왔다. 선친 고 손승원 박사의 친필 붓글씨작품이었다. 손 원장의 진료실 내에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님이자 멘토님이라는 선친이 직접 쓰신 붓글씨 작품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비치되어 있었다.
손문호 원장은 “과거에는 수술요법이 어렵고 장비가 열악해 주사요법을 선호했지만 요즈음은 장비가 좋아진 대신에 주사요법에 대한 치료 비용이 너무나 높아져 안타깝다”며 “쉬운 치료법으로 보다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소의’는 질환만을 치료하는 의사이고, ‘중의’는 생활방식과 습관을 개선하도록 해 재발을 방지하는 법을 알려주는 의사라면 ‘대의’는 나라의 의료정책과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 의사라고 배웠다”며 “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 질환에 특화된 치료법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골격계 질환을 포함해 척추 질환은 환자의 직업과 생활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바쁜 현대생활 속에서는 정확하고 비침습적인 치료법이 선호된다”며 “의사의 입장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고등학교 시절 컴퓨터 관련 창간 잡지의 청소년 기자로 활동했고, 하이텔을 통해 PC 통신을 하던 취미가 정보통신분야를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후천적으로 오른손을 쓰도록 교육을 받아 필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점이 오히려 컴퓨터 자판을 빨리 익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전공의 시절에는 대학병원의 전산구축에 참여하기도 했다. 개원 이후에는 개인 의원으로서는 선도적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고 있다.
이런 그의 감각은 처방받고 조제되는 약의 모양과 이름을 알려주는 어플 'My약'이 스마트앱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으면서 검증이 됐다. 손 원장의 이러한 재능은 2년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에게 감염된 삼성병원 35번 의사를 구하기 위한 '당신을 응원합니다'란 선플 운동을 주도하면서 빛을 발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악플에 의해 많은 연예인이 자살하는 사회 분위기였지만 선플 댓글 달기 운동을 전개해 죽음의 위기에 있던 35번 의사를 살려 온라인 선플운동의 롤모델이 됐다.
손 원장은 ‘MERS OUT!’ 이라는 슬로건과 '쇼닥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대중화시키는 감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손 원장은 많은 수술 경험과 우수한 공간 지각력을 바탕으로 초음파 진단기기 도입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초음파 기기를 이용해 진단 후 원하는 부위에 정확하게 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제작된 ‘초음파 유도하 자동 정밀 주사장치’를 발명해 제4회 발명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후 제5회 발명경진대회에서는 ‘초음파 유도하 레이저집속장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제6회 발명경진대회에서는 ‘자동주사장치’로 상을 받았다. 제7회 발명경진대회때는 ‘쾌변 유도 스마트 좌변기’로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대회 수상작은 ‘US-guider M-type’란 이름으로 초음파업체인 알피니언 메디칼 시스템에 기술 이전돼 상품화되고 판매를 개시했다. 이 제품은 COEX에서 열린 KIMES에서 전시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손 원장은 매경과 KAIST가 공동주관한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에 ‘IV Guider’를 출품해 우수상을 받은 뒤 상품화를 진행 중이다.
손 원장이 운영하는 의원 내부에는 수많은 상장과 상패가 눈길을 모은다. 발명대회 금상, 대상, 특허청장상, 식약처장상,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상 등 직접 도전하고 노력해 받은 상들이 그의 땀과 열정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개발하는 그의 모습에서 전문가의 프로 의식이 느껴졌다.
손 원장은 “여러 대회에서 발명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실제로 제품화하는 과정이 너무나 어려웠다”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한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가 어려워 지난 2016년 2월 초에 과감하게 창업을 결심하고 법인 설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는 창업 준비 중이던 대학원생들과 함께 회사를 통한 사업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며 “벤처기업 인증과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수익금의 전부를 R&D에 재투자하고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현재는 직원 6명이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진료시간 이외에 남는 시간은 충남대 앞에 있는 연구소를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연구에 열정을 쏟으면서 타 연구소와 협약 등을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지난해가 도약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올해는 도약단계가 되도록 전 직원이 협심해 준비하고 있다”며 “S(닥터 손의 이니셜) + PAD(받치다) + E(정보통신)의 의미를 갖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독창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스페이드( SPADE)’를 회사명으로 정해 도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53세라는 젊은 나이에 작고하신 선친의 꿈은 노벨의학상 수상이었다”며 “다소 무모하게 들릴 수 있는 꿈이지만 임상 의사로 25년 이상 같은 질환의 환자를 보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큰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나와 있는 의학정보와 기술은 평균수명이 60대이던 시절에 씌어진 것인 만큼 현재처럼 80세 이상으로 수명이 연장된 시대에는 새로운 개념의 질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지난해 미국 FDA에서 처음으로 ‘근감소증’을 정식 병명으로 인정할 정도로 새로운 영역의 질환 치료법 확립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해 지속적인 의문을 가지고 연구와 진료를 하고 있던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의료기기 발명에 도전하는 것도 의료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에서 우회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한 방법”이라며 “단백질의 줄기세포합성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는데 특히 전두엽의 노화로 촉발되는 기억력 감퇴와 치매의 전구증상에 대해서도 증상 개선과 회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표준화하고 있다”고 큰 꿈을 밝혔다.
'시련은 있어도 도전에 멈춤은 없다'고 말하는 손 원장에게서는 많은 스토리텔링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신감이 돋보였다.
대담, 정리 한성일 제2사회부 부국장 hansung007@
▲의학박사, 정형외과 전문의, 사회복지사, 을지대학교 정형외과학 외래교수, 대전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겸임교수, 대전시청 정책자문단,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 자문위원,대전시의사회 정보통신이사. 대통령 표창, 특허청장상 수상, 식약처장상 수상, 보건산업진흥원장상 수상, 대한의사협회장상 수상, 자랑스런 대성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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