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청 제공 |
이날 '왜 지방분권개헌을 요구하는가?'란 발제를 한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은 "2017년 촛불광장의 시대정신은 국민주권 회복과 직접민주주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방자치체제의 한계에 따라 국가 권력을 나눠 가져야 할 자치단체가 자기지역문제를 자기부담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현재 중앙정부는 과부하에 걸려 조직과 기능이 마비된 반면, 지방정부는 ▲정당 공천 ▲중앙정부의 하급기관화 ▲과세권 부재 ▲중앙정부의 비용전가 ▲교육·경찰·소방 등 핵심 권한 결여로 손발이 묶여 일을 할 수 없는 처지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 관료, 재벌, 언론, 지식인 집단 등이 '집권 지향적 카르텔'을 구성, 지방분권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의 자치역량 미숙과 주민자치운동조직의 취약성 등으로 위로부터 분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분권이 제대로 실시되려면 중앙집권체제를 규정한 헌법을 개정, 지방분권체제로 바꾸고 지방정부를 해당 지역의 통치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이재은 연구원장은 설명했다.
이 원장은 "지방분권개혁은 주민 삶의 질을 높여 주민이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앞으로 '지도자 정치를 시민의 정치'로 전환할 수 있도록 주민자치분권운동을 조직화하고, 시민교육 및 시민협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기조발제에 이어 좌장인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채은경 인천발전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장,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정진오 경인일보 인천본사 정치부장, 김성준 인천광역시노인복지관협회 부회장이 주제별로 토론을 벌였다.
정진오 경인일보 정치부장은 "지방분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에 집중돼 있는 지방 정치 구도를 개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물론, 광역의원 등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는 구도를 먼저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중앙과 지방의 분권도 중요하지만 광역과 기초 간의 분권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도 고쳐나가야 한다"며 "깨어있는 시민이 자기 지역을 스스로 다스리고 관리하는 연방 수준의 지방분권이 하루 빨리 시행되도록 3~4개월 남은 골든타임을 잘 활용하자"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체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관계가 형식상으로만 독립돼 있어 중앙정부가 각종 법령에 의해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지시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원을 자체재원보다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와 사업이 지역 주민이 원하는 것을 챙기기보다 국가 사무를 우선시해 자치단체에 대한 주민만족도가 낮고 단체장과 지방의원, 주민의 책임성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주관철 기자 jkc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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