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정사 현판이 있는 신채호 선생의 생가. |
#최근 부여 반호정사 현판이 5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도난당했던 현판은 수년 전 옥션 경매에 나왔고,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직접 구매해 보관해 왔다. 반호정사를 세운 윤광안 선생의 후손들은 우연히 유 전 청장의 자택에 현판이 있음을 알게 됐고, 추후 반호정사 현판은 후손들에게 돌아온다.
단재 신채호 생가 전시물과 반호정사 현판은 도난 당한 비지정문화재지만 결과만 본다면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문화재 관계기관이 더욱 촘촘한 수사로 도난문화재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 홈페이지 도난문화재 정보에는 국보 1점과 보물 12점 등 590점의 도난 문화재가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대전 지역의 도난 문화재는 1997년 제월당·옥오재 소장 고문서 824권, 1999년 고려시대 삼국유사목판 최초인쇄본, 2005년 삼근정사 현판, 그리고 2008년 단재 신채호 생가 옹기와 경상까지 총 4건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제자리로 돌아온 문화재와 전시물은 0건. 도난 문화재는 국내에서 거래되지 않고 해외로 반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추적하기 어렵고 반호정사 현판처럼 다시 제자리를 찾는 일은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1년에 돌아오는 도난문화재는 10건 내외 수준이다. 몇 년 간 수사에 공을 들여도 이름있는 문화재들은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올해 국감에서 지적됐듯이 문화재 밀반출과 도난, 은닉에 대한 실제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점이다. 또 지역 문화재를 지키는 CCTV 화질이 사람의 윤곽을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오래된 저화질이라는 점도 하루 빨리 정비돼야 하는 문제점이다.
대전 중구 어남동에 위치한 단재 신채호 생가 동네 주민은 “2008년도에 전시물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CCTV도 없었기 때문에 도난 흔적조차 찾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생가를 지키는 관리인이 있었지만 안전장치나 이런 문제는 매우 허술했다”고 말했다.
실제 찾아가 본 신채호 생가는 2015년 홍보관이 설립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전시물은 직접 만질 수 없도록 유리벽을 세웠고, 2016년에는 재난망을 설치하며 200만 화소의 CCTV를 설치해 현재 대전시 문화재종무과에서 관리 중이다.
문화재청 단속반 관계자는 “단속 수사를 지속하고 있으나 환수가 되기까지는 길게는 3년 이상 걸리는 문화재도 있다. 비지정문화재는 오히려 쉽게 돌아온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통망에 잘 걸리지만 오히려 이름있는 지방문화재는 수면으로 나오지 않아 환수절차가 더욱 어렵다. 각 지방청과 공조수사로 문화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중구 어남동 신채호 생가 전경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