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상인 "파도위 배와 선장처럼…대덕대와는 '운명공동체'"

[초대석] 김상인 "파도위 배와 선장처럼…대덕대와는 '운명공동체'"

출퇴근 지문인식기 없애는 등 학내 신뢰회복과 애로사항 반영 노력 전문대 최초 지식재산교육허브구축 추진대학 선정 등 성과, 올핸 정3품제로 인성교육 앞장설 것

  • 승인 2017-01-17 11:06
  • 신문게재 2017-01-18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중도초대석] 김상인 대덕대 총장

정의의 여신 디케는 오른쪽엔 칼을, 왼쪽엔 저울을 들고 있다.

저울은 엄정한 정의의 기준을 상징하고, 칼은 그러한 기준에 의거한 판정에 따라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정의의 여신은 눈이 먼 맹인이다. 정의와 불의의 판정에 있어 사사로움을 떠나 공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상징이다.

학내 갈등으로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대덕대에서는 공정하게 판단할 줄 알고 공평성을 유지할 줄 아는 이 같은 디케와 같은 총장이 필요했다.

디케에게는 힘이 있어야 했지만 대덕대는 공정성과 함께 갈등을 포용할 수 있는 아량과 인덕이 필요했다.

지난 수십년간 공직에 머물며 공정성과 아량을 지녀왔던 김상인 총장이 지난해 8월 취임했다.

취임 후 불과 5개월이 지났지만 대덕대는 본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김상인 대덕대 총장을 만나 지난 5개월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맞이한 한 학기를 마치고, 새해를 맞이했다. 소감은?

▲개인적으로 낯선 대학에 총장으로 와서 한 학기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감회는 그동안 경험했던 어떤 새해보다도 새롭게 느껴진다. 지난해 8월 총장으로 부임 한 후 첫 교직원 회의에서 교직원들에게 “산행하다 만난 초행길 등산객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등산을 좋아해서 서울근교 산들은 산행 횟수가 산에 따라 적게는 수십 번에서 많게는 수백 회가 넘는데 처음 산행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기가 걸어온 코스에서 본 것이 관악산의 전부인양 자신 있게 큰소리치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이야기가 틀리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보고 이해하고 있는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조직에서든 동료들의 이야기는 잘 듣지 않고 자기입장만 고수하다보면 다툼이 생기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닌가. 입장을 바꾸어 상대방 관점에서 보거나, 아니면, 전체를 다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장소로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자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목소리 높여 주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교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

-그동안 대덕대가 학내갈등으로 골이 깊었던 것이 사실이다. 취임 후 한 학기 동안 총장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아직도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할 묵은 숙제가 일부 있지만, 대체로 학내 갈등의 골을 메우고 화합하며 대학이 새롭게 도약해갈 수 있는 길로 이끌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이 총장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을 크게 세 가지로 이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총장이 교직원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대학경영에 반영해 달라는 것과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 그간의 갈등과 내홍에 따른 상처를 치유해달라는 것이다.

교수들과 직원들은 물론 파견직 청소 근로자, 운전기사들까지 모두 만나서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어느 조직, 어느 기관에서나 신뢰관계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다. 직원들의 건의를 받고 출퇴근을 관리하는 지문인식기를 없앴고 출퇴근은 부서장의 재량 하에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했다. 새벽까지 야근하고도 몇 시간 후 오전 9시에 출근하는 게 아니라, 부서장 판단에 따라 필요하면 오후 출근도 가능하게 했다.

교수들의 방학 중 연가 사용제도도 폐지하고 방학시간의 활용은 전적으로 교수들 자율에 맡겼다.

상처의 치유는 대학에 오기 전 3년 동안 소청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이 과정에 매우 다양한 상황의 갈등 관계를 조정해본 경험이 적지 않다. 어느 일방의 시각이 아니라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경청하고, 합리적인 조정이나 제안을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총장과 다른 견해도 열심히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항상 총장실 문을 열어 놓고 있고, 누구든지 찾아오는 걸 환영하고 있다.

-부임 후 대학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 올해는 어떤 점에 주력할 것인가?

▲헌신적인 노력으로 힘을 모아준 교직원들의 수고에 힘입어 교육부 기관인증을 받아냈고, 교육기부부문에서 전국 340여 개 대학 중 7개 대학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지난해 교육기부 대상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전문대학 최초로 지식재산교육허브구축사업 추진대학으로 선정과, 교육부문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21개 표본 전문대학 중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35명의 육군3사관학교 편입생 합격에 이어, 202명이 육군·해군·해병대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른 학교들이 부러워할 성과를 이뤄냈다.

6회 연속 한국서비스품질 우수기관 선정도 중요한 성과다.

어렵게 회복시킨 대학기관평가 인증을 새해에도 유지하고,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우수평가(B등급 이상)를 유지함으로써 교육부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방대학이 힘들다. 학생수 감소와 정부 지원 감소, 등록금 동결 등으로 각종 압박도 크다. 이에 대처하기 위한 복안이 있나?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을 만드는 것은 좋은 직장에 얼마나 취업을 잘 시키느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업이 잘 돼야 학과와 대학의 미래가 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성과 기술, 지식을 잘 가르치는 데 주력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은 올해 새학기부터 정3품제를 도입해서 시행할 계획이다.

정3품제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서 우리학교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제도로 '정인성품', '정직무품', '정교양품' 등 3품의 인성을 갖춘 인재는 총장명의의 인증서를 발급한다.

먼저, 봉사정신과 기본예절 및 도덕성, 사회성 및 품성을 갖춘 인재를 인증하는 '정인성품', 직무와 관련해 문서작성, 파워포인트 등 IT자격증 취득을 통해 직무능력을 함양하는 '정직무품', 고전 읽기와 글쓰기 등 독서 생활화로 심성중심의 대학문화 형성을 위한 '정교양품' 이렇게 3가지 종류의 품성을 인증하는 제도를 운영해서 경쟁력과 품격있는 인성을 갖춘 직업인을 육성할 것이다.

-어떤 역할을 해나가는 총장이 되고자 하는가?

▲늘 항상 가슴속에 새기는 말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다.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말인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의 총장으로 부임한 저는 저 자신을 조난당한 배의 선장이라고 생각하고 이 배와 운명을 같이할 각오로 이 학교에 왔다.

난파된 배의 선장이 택하는 길은 세 가지가 있다.

세월호 선장처럼 자기만 살려고 배와 승객들 모두를 버리는 선장도 있고, 타이타닉호의 에드워드 스미스(Edward J. Smith)선장처럼 비록 도중에 판단은 잘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탑승객을 구출하는 등 선장으로 배와 운명을 함께하는 선장도 있을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남극 탐험선 엔듀런스(Endurance)호의 어네스트 샬렉톤(Ernest Shackleton)선장처럼 조난 후 634일만에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선원전원이 구출되는 리더십을 발휘한 선장도 있다.

어떤 선장이 될지는 총장으로서 의지와 리더십이 중요하다.

아울러, 이 대덕대라는 배에 함께 탑승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팔로워십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점을 교직원들에게 강조한다.

교직원들의 지지와 동참을 바탕으로 대덕대를 사랑받는 대학, 앞서가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학력 및 경력

1989.09 ~ 1991.08 리버풀대 행정학과 석사
2013.04 ~ 2016.04 소청심사위원장
2011.06 ~ 2013.04 행정안전부 조직실장
2010.10 ~ 2011.06 제주도 행정부지사
2007.12 ~ 2010.10 행정안전부대변인, 조직정책관
2006.09 ~ 2007.12 OECD서울사무소장


대담=오희룡 교육문화부장

정리=김민영·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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