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3000석을 가득 채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모습. 한화는 올시즌 72경기 중 19번 매진을 기록했다 = 한화이글스 제공 |
대전시, 20년째 서남부 사업 추진 못해… 적극적인 의사 필요
# 지난 2일 서울시는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잠실야구장 신축에 관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잠실야구장을 현재 보조경기장이 있는 한강변으로 옮겨 신축하고, 국내 야구장 최대 규모인 3만5000석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잠실야구장 신축 움직임 등 야구장 인프라 확충 지형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광주시는 2014년 KIA챔피언스필드를 개장하며 무등시대를 끝내고 새롭게 출발했다. 대구시도 올해 삼성라이온스파크를 만들고 쾌적한 환경의 야구장 인프라를 조성했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올해부터 가동했다. 창원시도 2018년을 목표로 올해 신축구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타 지자체의 적극적인 야구장 인프라 확충 의지와 달리 대전시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시는 20여년 동안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계획에 매달렸지만 제자리걸음만 했다. 최근에는 서남부 스포츠타운 계획을 사실상 원점 재검토하고 있어 야구장 신축은 더 어려워졌다.
서남부 스포츠타운은 1997년 대전도시계획에 유성구 용계·학하·대정동 일원 137만 9000㎡ 규모로 종합운동장과 야구장이 포함된 대규모 스포츠 타운을 건립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원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2011년 염홍철 당시 시장이 시 주요 정책과제로 채택해 추진했지만, 역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서남부 스포츠타운 건설을 위해 국토부에 개발제한구역 해제 심의 신청을 했지만, 재원마련 등 9가지 사안을 보완하라며 퇴짜를 맞았다. 대전시는 서남부 스포츠타운 예정지를 비롯해 유성 IC인근과 대전한밭종합운동장 등을 대안으로 놓고 고민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서남부 스포츠타운을 포함한 야구장 건설을 위한 다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전세종연구원에 재원마련 방안을 포함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으로 연말 결과를 보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대전 신축야구장 건립은 ‘돈’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는지가 출발점이다. 야구장 건립에는 부지매입비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전은 1500억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와 대구는 KIA와 삼성이 건립비의 3분의 1을 부담했다. 한화도 건립비의 3분의 1은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비도 300억가량 들어갔다. 이를 제외한 재원 마련이 대전시가 가진 숙제다. 이를 위해선 권선택 시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시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한화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되고 협소한 구장을 보유하고 있다. 2차례 리모델링으로 시설 개선에 나섰지만, 기존 골격이 작아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차와 편의시설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72경기에 19번 매진을 기록하며 66만 472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역대 최다관중 수다. 특히 주말은 대부분 매진되는 등 시민들이 예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관중이 증가하고 있어, 신축 야구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언제든지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