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미래가 아니었습니다

  • 국제
  • 명예기자 뉴스

사람은 미래가 아니었습니다

  • 승인 2016-11-03 11:42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얼마 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20~30대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신입사원은 퇴직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제 입사한지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5년까지를 회사와 함께 지낸 직원들을 내보낸 것은 몰인정한 처사다.

두산은 올해 2월, 9월에 사무직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을 진행해 380여 명을 내보냈다. 지난달에는 기술·생산직 희망퇴직으로 45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인원까지 합치면 올해 퇴직자는 1532명에 달한다. 2014년 말 직원 수인 5355명 기준으로 1년 여간 전체의 29%가 회사를 떠났다. 두산의 잘못 된 시장예측에 책임은 사원들이 떠맡았다.

이번 희망퇴직이 더욱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 과정이 비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을 거부하니 먼 지역으로 발령을 내거나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의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내용은 ‘이력서 쓰기’ 혹은 ‘직업상담사’ 등 업무와는 연관이 없었다. 또한 출근을 할 때 ID카트의 사용을 정지해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하고 심지어는 건물 내부의 화장실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필요할 때는 채용해놓고 막상 인원이 너무 많으니 내쫓는 악덕기업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룹을 이끌어나가야 할 직원들은 이렇듯 토사구팽을 했지만 두산베어스에 대한 처우는 달랐다. 지난 프로야구 시즌 우승팀임을 감안해도 지나친 처사다. 4년간 84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왼손 투수 장원준을 영입하고 더스틴 니퍼트 선수와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대 몸값인 약 17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직원들에게는 화장실조차 못 가게 한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두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문구인 “사람이 미래다” 는 옛 말이 되어버렸다. 직원들에게는 한 없이 매정하면서 야구단에는 이만큼 이상적일 수 없는 모습은 지킬 앤 하이드와 같다. 이제 갓 정착한 사회의 초보들에게 두산은 너무나도 차가웠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4.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5.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1.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2.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3.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4.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5.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