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브렉시트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 국제
  • 명예기자 뉴스

한국판 브렉시트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 승인 2016-08-11 15:28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영국을 뜻하는 ‘Britain’과 탈퇴를 뜻하는 ‘Exit’의 합성어인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신조어다.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23일 ‘EU에 잔류하느냐? 탈퇴하느냐?’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탈퇴였다. ‘설마 EU를 나가겠냐?’던 막연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동요했다.

무엇이 브렉시트를 만들었을까. 브렉시트는 생활고에 시달린 중하층 중장년층의 반란이다. EU탈퇴를 절대적으로 지지한 중장년층은 지난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EC)의 잔류를 결정했던 세대다. 당시 그들은 잔류를 택했다. 하지만 잔류 후 경제상황은 더 나빠졌다. 실업률은 10%를 넘어 지독한 불황에 직면했고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자녀들은 성인이 돼서도 독립하지 못했고 은퇴한 부모들은 또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그들에게 다시 한 번의 잔류는 고된 삶을 되풀이 할 도돌이표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 동안 쌓인 엘리트계층에 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가져올 경제적 손실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고들은 별 효력이 없었다. 엘리트집단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영국을 이끌어온 엘리트들에 대한 신뢰감은 바닥을 치고 있다. 결국 브렉시트는 나라 살림을 ‘이 정도’까지 몰아온 국가 살림꾼들에 대한 질타였다.

삶에 이골이 난 사람들은 변화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중요하지 않다. ‘더 이상 지금처럼은 못 살겠다.’는 한탄은 무조건적인 변화를 갈망했다. 브렉시트라는 블랙스완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는 정치인들의 무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혼란한 사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은 계속 올라가고 가계 부채는 해마다 증가한다. 정치인들이 내세웠던 공약들은 줄줄이 파기되고 기존 정치를 바꾸겠다던 이들이 비리의혹에 휩싸였다.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대기업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한국에 까지 악영향을 끼칠 거라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대안은 내놓지 않는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위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졌다.”며 뜬금없는 논리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일단 정부에 맡기자.”며 발뺐다.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무능한 정치인들의 가벼운 정치, 그리고 매번 배신당하는 국민.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한국판 브렉시트가 발생할지 모른다. 어디서든 블랙스완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디에서 나타날지는 모른다. 적어도 지금 우리는 타국, 세계 경제를 논하기 전에 대한민국부터 살펴봐야 한다. /전민영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