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충남대 총장 "금수저 흙수저 잊게 할, 글로벌 인재 배출할 것"

오덕성 충남대 총장 "금수저 흙수저 잊게 할, 글로벌 인재 배출할 것"

美 취업연계 인턴십 프로그램 협약… 인재개발원서 취·창업과 교육 지원 충청권 국립대와 연합 논의 하고 지역 고등교육 책임질 모델 만들 것

  • 승인 2016-07-26 12:01
  • 신문게재 2016-07-27 11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중도초대석] 오덕성 충남대 총장

충남대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구성원들과의 합의와 소통에 힘을 쏟아 충남대만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대외적으로는 대전과 세종을 기반으로 수도권 대학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 만들기에 나섰다.

여기에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속으로 학생들을 진출시키려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역시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오덕성 충남대 총장은 미국을 방문해 충남대생들의 미국내 인턴십 취업연계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귀국 전날까지 글로벌 인턴십을 위한 강행군을 벌였던 오 총장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 총장은 당장 내년부터 20명의 학생들이 미국에서 연수를 하고, 곧바로 진학이나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연신 기대감을 높였다.

기획처장과 부총장을 역임했던 행정적 경험과 세계과학도시연합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마인드와 활발한 인맥을 구축하며 일찌감치 준비된 총장이라는 평을 들었던 오덕성 총장이 충남대 총장으로 취임한지 어느덧 5개월이 지났다. 오 총장을 만나 그만의 교육철학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최근 미국출장을 다녀왔다.(오 총장은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일본과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성과는 어땠나?

▲귀국 전 날 밤 9시 반까지 미팅을 했는데 굉장히 구체적으로 협의가 잘 됐다. 한 20명쯤의 학생들이 바로 내년부터 인턴십 취업연계 프로그램에 나서게 된다.

미국에서 취업한다는 것은 세계시장을 여는 것이다. 우리 애들(충남대생)의 갈 길이 조금 더 밝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힘은 드는데 신이 나는 시간이었다.

-취임한지 5개월여가 지났다. 취임후 가장 중점을 둔 분야가 있다면?

▲기획처장과 부총장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총장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책임자가 되니 만만치 않다.

총장으로 취임 후 대학의 본질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성찰을 했는데 전에는 국비를 따내서 학교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은 학교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서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자로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거점 국립대학이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좋은 회사로 배출이 되고, 그 아이들이 허리를 만들어 줘야 우리 지역이 잘 클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토의 중심인 대전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대덕연구단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3군본부, 세종시 등이 인접해 있는 우리 대학의 주변 여건은 대한민국의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에 다 몰려 있어 서울과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이뤄져야 되는데 다행히 대전세종은 연구단지와 행정적인 면에서의 경쟁력 축적이 서울만큼 가능하다.

서울과 같이 상생하면서 클 수 있는 지역이 대전 세종 이쪽 지역이다. 세종 충남대학교병원과 공동캠퍼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의 산학협력캠퍼스 건립계획 등을 적극 활용해 지역과 동반성장이 가능하리라 본다.

세종시에 충남대병원이 진출한 것을 계기로 충남대 병원을 전국 5위권내에 설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충남대 캠퍼스가 세종으로 진출해 대전, 세종의 혁신 동인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동안 흙수저, 금수저 등과 같은 수저론이 젊은이들 사이에 회자됐다. 이 같은 젊은이들의 계급론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우리 사회가 서너가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번째는 인문학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인문학은 그냥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학생들끼리, 선배 동기들끼리 공동체를 잘 만들어 그들의 불만이 그 그룹, 공동체안에서 해소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흙수저인지 금수저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한계를 개척해 잘 될 수 있는 모습과 가능성이 학생들에게 보여지면 수저론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충남대는 학생들의 취·창업과 이에 대한 교육을 다 묶어서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이번에 인재개발원을 만들었다. 성공 스토리가 생기면 학생들도 희망을 갖고, 동력도 생길 것이라 본다. 4년간 죽어라 한번 해보려고 한다.

-국립대로서 충남대에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충남대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갖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충남대에서 근무하거나 충남대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체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어렵다.

학생, 직원, 교수 등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학교에 대한 진정한 자긍심을 갖고 학교의 비전과 발전 목표를 공유해 동반성장하고자 할 때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수 있다.

본부의 보직자들이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해 우리 학교의 미래 비전과 발전 목표를 공유해나간다면 공동체의식이 저절로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권 대학을 중심으로 국립대 연합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충남대와 충청권 국립대들의 행보는 어떤가?

▲교육부의 국립대학 발전방안에 대한 사업계획이 발표되고 나면 아마도 충청권 국립대학들도 본격적으로 연합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충남대와 공주교대는 지난 봄부터 공동으로 TF를 구성해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느슨한 연합에 대한 논의를 이미 진행했고, 조만간 공주교대와 MOU를 맺을 예정이다.

충남대는 공주교대 이외에 충북대와도 일부 논의가 진행중이다.

충청지역 대학들과 연합대학모델을 구축해 지역의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분야(IT, BT, ET 등)를 발굴하고 새로운 초·중·등 교원양성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충청권의 고등교육을 책임지고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도록 하겠다.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삶의 가치와 철학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제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삶의 가치와 철학은 섬김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바탕으로 '함께 소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회갑 잔치를 했는데 기념으로 그동안 연구했던 논문들을 모아 300페이지 분량의 논문집을 만들었다. 이 논문집 제목이 '동행, 감사, 은혜'였다.

개인적으로 도시계획쪽으로 중앙에 가서 일도 하고, 유네스코에 가서 활동을 한 것은 충남대 교수로서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총장 임기가 끝나면 정년퇴임을 하는데 건강만 허락한다면 다만 얼마씩이라도 우리보다 낙후된 지역에 가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학교운영 계획은?

▲우선은 잘 가르치는 것이다. 잘 가르치는 것은 결과를 생각하면서 가르치는 것인데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을 제대로 프로그램에 맞춰 교육시켜서 충남대학 나온 애들은 '참 쓸만하다'라는 모습을 인정받고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두번째는 지금은 산학협력을 통한 가치창출이 21세기 대학의 기능이다. 기업하고 대학이 같이 묶여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대학에 들어오고, 대학이 기업에 나가서 새로운 분야에 R&D나 투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충남대학이 중심이 돼서 하게끔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행복한 공동체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과제다.

▲오덕성 총장은=1955년생. 한양대 건축공학과 졸업(공학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서울대 대학원 건축학과 공학석사, 독일 하노버대학교 건축학부 공학박사.

2003~2004 기획정보처장, 2012~2015 대외협력부총장. 1992~1993 영국 셰필드대 객원연구원 (도시 및 지역 계획학과), 2004~2006 독일 도르트문트대 객원교수(공간계획학부). 2011~현재 UNESCO 과학기술혁신 부문 고위정책자문위원, 2011~현재 이란 이스파한 IRIS 국제연구센터 운영이사, 2009~2011 말레이시아 남남협력센터 운영이사, 2004~2016 세계과학도시연합(World Technopolis Association) 사무총장.

대담=오희룡 취재4부 교육팀장(부장)

정리=조훈희·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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