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송용길 원장, 대전 평생교육 뿌리를 심다

[초대석]송용길 원장, 대전 평생교육 뿌리를 심다

시민대학 1인 1강좌제·인력 재배치, 대전학 강좌 개설해 시민 자부심 높여 동춘당 송준길 선생 12대손, 선조에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죠

  • 승인 2016-07-05 13:41
  • 신문게재 2016-07-06 1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중도초대석] 송용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취임 1주년

대전 평생교육기관 수장으로서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맞는 송용길(61·사진)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그가 취임한 뒤 진흥원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평생교육 중추기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점이다. 타 평생교육시설과 갈등 요소였던 시민대학의 교육프로그램 독식을 막기 위해 강좌 수를 대폭 축소하고 '1인 1강좌제'를 도입했다. 부서 간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 효율성도 극대화시켰다.

특히 매주 두 차례 전문강사와 함께 떠나는 탐방 프로그램인 '대전학'은 당일 선착순 마감되는 등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수강생에게 직접 찾아가는 배달강좌제와 지역대학과 함께 하는 연합교양대학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는 28일 창립 5주년을 맞는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평생교육 선도기관으로 성장했다. 세종, 경기, 울산 등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활성화됐다.

동춘당 송준길 선생 12대손, 죽천 송좌빈 선생의 둘째 아들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송용길 원장으로부터 취임 1년 성과와 함께 대전학 등 교육프로그램, 향후 목표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 이후 1년 동안 개혁 내용과 성과는 무엇인가.

▲우선 평생교육진흥원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시민대학은 진흥원의 하위 대학이지만 시민들에게 진흥원은 공식 기관명으로 인식이 잘 안돼 있다. 아들을 아는데, 아버지를 모르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또 평생교육시설 가운데 시민대학이 교육프로그램을 독식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대전 전체를 하나로 보고 협업했다는 점이다.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자치구와 각 대학, 민간교육시설과 협업해서 중추기관의 기능과 위상을 바로 세웠다. 지금은 교육 프로그램 독식에 대한 갈등이 없다.

셋째, 조직의 효율적인 개편이다. 정원 관리를 통해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조직 구조를 합리적으로 목적에 맞게 바꿨다. 예를 들어 계약직 팀장 한 명이 23명의 직원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정규직 부장 한 명은 직원 1명을 부원으로 거느리고 일하는 비정상적인 조직 구조였다. 부서 간의 인력 재배치, 적재적소 인사배치, 효율적 조직으로 만들어 생산성을 높였다. 인사 교류도 처음 시도했다.

-1년간의 임기동안 느낀 점과 소감에 대해 말씀해 달라.

▲그동안 개혁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강사, 시민 학습자 등에게 죄송함을 느낀다. 그러나 저의 진위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1년간 진흥원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시민사회 봉사의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고맙고 의미있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부족한 사람이 이 중책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을까 걱정 속에 취임했는데 저의 열정을 쏟아부으면서 이만큼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어떤 기관인가?

▲한마디로 대전의 평생교육을 진흥시키는 시 산하 출연기관이다. 2011년 7월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전의 평생교육 중추기관으로서 평생교육 관련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 제공, 정책개발을 위한 연구조사 사업, 시민대학과 연합교양대학 운영, 배달강좌 사업과 대전학의 운영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통해 행복키움 명품도시가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평생교육으로 행복한 대전시민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오는 28일 창립 5주년을 맞는다. 주요 성과는.

▲5년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 정말이지 숨 돌릴 틈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첫번째 성과는 평생교육 중추기관으로서 위상을 확립했다는 점이다. 대전에는 1000여 개의 평생교육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있다. 그런데 진흥원의 설립 취지나 목적에 충실토록 하기 위해 각 자치구나 대학, 민간영역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네트워크 기능 강화로 유대관계가 매우 긴밀해졌다. 그야말로 대전 평생교육의 허브기능을 하는 것이다.

둘째, 전국적인 평생교육 선도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현재 진흥원은 타 시도 평생교육진흥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세종과 경기, 울산, 전남 등 타 시도 기관 관계자들이 진흥원을 롤모델로 삼았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타 기관과의 관계가 강화되는 성과를 거뒀다.

셋째, 대전학이라는 지역학을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신설, 특화한 점이다. 대전학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호응이 크다. 인문학과 결합된 지역학이 도시 발전의 정신적·물리적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대전이 가진 좋은 도시의 장점들을 잘 엮어서 시민 모두에게 잘 안내하고 있어서 특정의 학자나 그룹의 전매특허도 전유물도 아니다. 그래서 성공하는 것 같다.

-시민대학 교육프로그램 개선때 일부 강사들의 반발로 시끄러웠다. 개선 과정을 설명해 달라.

▲시민대학이 블랙홀처럼 운영되다 보니 폐단이 많았다. 강사 1명이 6~7개 강좌를 독점해 연간 7000만원을 받았다. 편차가 심각하고 강사도 열심히 일을 안 하고 강좌를 늘려달라고만 했다. 이렇다 보니 신규 우수강사가 들어올 길이 완전히 차단됐다. 진입 장벽이 있었던 것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물갈이밖에 없었다. 1인 1강좌 원칙을 균등하게 적용하면서부터 우수 강사를 확보하고 강사 관리에도 도움이 됐다. 그리고 중복 강좌를 과감히 축소 또는 통폐합해 꼭 필요한 단일성 강좌 위주로 정책 방향을 세웠다. 그래서 강좌 수도 대폭 축소하고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대전은 뿌리가 약한 도시라는 얘기를 종종 듣고 있는데 원장 취임 후 시민들에게 대전을 알리는 '대전학'을 개설해 주목받고 있다. 시민 반응이 궁금하다.

▲시민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대전학 강좌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 진행한다. 옛 충남도청 정문에서 45인승 버스로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탐방 프로그램인 '대전이 좋다'를 운영한다. 선착순으로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당일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자유학기제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대전을 알면 알수록 감탄하는 시민들이 많고 대전에 대한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

앞으로 지속사업으로 계속 확대시켜 나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송촌 송용억 가옥을 대전학 캠퍼스로 만들기 위해 문화재청과 지난달 30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전학에 대한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콘텐츠를 찾고 각 지역에 제2, 제3의 대전학 캠퍼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진흥원의 대표적 평생교육 사업은 무엇인가.

▲먼저 배달강좌제를 말하고 싶다. 이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바꾼 획기적인 교육시스템이다. 지금까지의 교육패러다임이 건물 중심이어서 교육공간에 사람이 찾아가는 것이었다면 배달강좌는 전문 강사가 학습자에게 찾아가는 교육시스템이다.

대전시민대학에는 700명의 강사와 1주일에 6000~7000명의 시민이 학습을 한다. 예산을 들여 개선하고 있지만 매학기 수강신청 기간에는 인터넷 서버가 폭주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또 하나는 연합교양대학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대전시내 10개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전국에서 유일한 학점교류 프로그램이다. 현재 건양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우송대, 을지대, 충남대, 침례신학대, 한남대, 한밭대 등 10개의 4년제 대학이 연합교양대학을 통해 학점교류를 한다. 인문학, 대전학 등 학교에서 듣지 못하는 전문가들의 명강의, 명특강을 수강할 수 있다. 수업공간인 진흥원의 접근성 역시 매우 좋아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조선시대 효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12대손이자, 충청 민주화 운동의 대부인 죽천 송좌빈 선생의 아들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내 입으로 가문을 이야기하고 가친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동춘당 선조와 아버지의 명성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평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저의 아버님께서는 시대정신에 투철하게 일생을 살아오셨던 분이다. 일제 식민지시대에는 항일대열에 서셨고, 6·25 한국전쟁 당시에는 자원 입대해 육군정훈장교로 참전, 반공 대열에 서셨다. 제대 후 자유당과 유신·군사독재 정권하에서는 40년 넘게 민주화운동으로 일관하셨다. 그 과정에서 두 차례의 옥고와 체포, 구금, 연금과 감시, 탄압 등은 이루 다 말로써 형언하기가 어렵다.

이제 저도 시민교육의 한 역할을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이렇게 시민께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할 따름이고 오직 사심 없이 공심을 갖고 봉사정신으로 일해 나갈 것이다. 나의 좌우명인 '온고지신'과 '실사구시'를 바탕으로 선의를 펼쳐 나간다면 호응하는 바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앞으로 계획이나 비전이 있다면.

▲우리 진흥원의 기본 태도는 대전의 모든 인프라와 연결점을 찾고 협업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생발전할 수 있다. 내년에는 대전학을 발전시키고 초등문예, 중등학력 인정까지도 제대로 잘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시민대학 구봉산 2층에 대전인권체험센터가 개소했다. 명실상부한 인권 중심도시로 대전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런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공감과 참여 부탁드린다.

▲송용길 원장은

-1955년 대전 동구 주산동 출생
-죽천 송좌빈 선생 차남, 동춘당 송준길 선생 12대 손
-충남고·단국대 국문과 졸업
-고려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서울 배화여고 교사
-전 한국수자원공사 수석위원 교수
-전 전국원탁교사모임 대표
-전 환경부 환경교육 강사
-전 행자부 소양교육 강사
-민주평통 자문위원

대담=김덕기 취재1부장(부국장)

정리=박태구·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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