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해상 ㈜우석건설 대표·충남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인터뷰]박해상 ㈜우석건설 대표·충남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역경이 경력이 되도록, 제가 일어섰듯 남 도와야죠"

  • 승인 2015-12-27 13:20
  • 신문게재 2015-12-28 1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좋은 집 만들려 동분서주하다
빚 50억 떠안고 IMF 경험
날 믿어준 직원들·가족 보며
우석건설 부도 위기 넘겨
동병상련 마음으로 1억 기부
앞으로 5년간 1억원 더 전할것"




박해상 (주)우석건설 대표는 지난 9일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25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앞으로 5년동안 1억원의 기금을 보태겠다는 약속과 함께 박 대표는 역경과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함께 짊어지고 가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의 이번 결정은 역경과 아픔을 본인 역시 겪어온 만큼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을 되새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주시 계룡면 경천리 소농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박 대표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물려받은 땅 한마지기 없는 가정에서 어렵게 자란 박 대표는 학비가 없어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중학교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입학을 포기해야 했어요.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고등공민학교에 어렵게 다시 들어갔지만 경제적인 여건은 여전해 1년을 쉬며 신문배달과 돈벌이에 나서야 했죠”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형의 도움으로 어렵게 학업을 마친 박 대표는 28살의 나이에 부동산 경기가 좋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었다. 그는“비록 실패한다 하더라도 가난이 주었던 비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회고했다.

사업은 호조를 보이는 듯 하더니 이내 역경이 찾아오고 말았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는데 거짓말처럼 상황이 곤두박질치더라구요.”

사업의 실패를 맛본 박 대표는 그냥 주저앉을 수 없어 공병을 수거해 팔고 표고버섯을 재배하기도 하고 백화점에서 수입상품을 판매하기도 하는 등 재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다시 부동산 중개업으로 복귀해 집을 중개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집을 중개하며 익힌 노하우를 통해 내가 좋은 집을 만들어 소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건설업에 뛰어든 박 대표는 당시 판자촌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던 터라 나의 집을 갖고 싶다는 꿈에, 더 좋은 집을 짓겠다는 포부를 더하여 열심히 뛰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경은 또 다시 찾아왔다. 1994년 주택사업 연대보증으로 어마어마한 빚이 발생한 것. 당시 주택사업을 하게 되면 연대보증을 서게 돼 있었는데 보증을 선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하루아침에 빚 50여억원을 떠안게 됐다. 심지어 3년 뒤에는 설상가상으로 IMF외환위기까지 찾아와 그야말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박 대표는 “순간, 순간이 무서웠고 베란다 보기가 무서웠어요. 저도 모르게 몸을 던질 것 같았거든요. 유서 없이 자살하는 사람이 이해가 됐어요”라고 당시의 심경을 전혔다.

주변의 지인들이 차라리 부도를 내고 도망가라는 말을 했지만 박 대표는 그럴 수 없었다고 한다. 우선 직원들에게 월급 20~30%를 내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마지막으로 사활을 걸고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나를 믿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우석건설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힘든 시기를 묵묵히 함께 해준 가족들이 있었기에 더욱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힘든 시기를 함께 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에게 오늘이 있었던 것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래서 나의 아내가 오늘을 있게 해준 가장 큰 은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부인도 여러 봉사단체에 참여하면서 회장도 맡는 등 왕성한 봉사활동을 하며 박 대표의 후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톨릭 신자인 박 대표는 그동안 기부와 봉사활동을 남모르게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표는 어릴 적 자신과 같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면서 기부한 성금 또한 소년·소녀가장들의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을 원했다.

박 대표는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세종시회 회장을 맡으면서 질 높은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협회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박 대표는 “'역경'을 반대로 하면 '경력'이 되고 '자살'을 반대로 하면 '살자'가 된다”며 “역경을 잘 이겨내면 그 어려운 시기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경험과 경력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AI디지털교과서 연수 받으러 1박 2일 대전서 사천·통영까지? 일선 교사들 "이해 불가"
  2. 대전 내 학교도서관 사서 배치된 학교는 10곳 중 3곳뿐 "관리 인력 증원 필요"
  3. 고령층 취·창업자 증가세… 정년연장 논의 탄력받나
  4. [사설] 심우정 검찰총장, '국감장 발언' 의미
  5. 돌봄윤리와 장애인 돌봄정책-현실과 고민들-
  1. [사설] 수돗물 안정적 공급, 취수원 다변화도 뒤따라야
  2. 대동천 오염, 지천 중 가장 심각…집단폐사 불렀나?
  3. 대전교원단체, 학생 분리조치 수업방해학생지도법 통과 촉구
  4. [부여 무장간첩사건 29주기] 나성주·장진희 '2024 경찰영웅'… 고 김학구 경감은 기록 남겨
  5. 산흥초등학교, 굿네이버스 대전지부에 알뜰시장 수익금 후원

헤드라인 뉴스


산업용 전기료 내일부터 9.7% 인상… 지역 중기 `발등에 불`

산업용 전기료 내일부터 9.7% 인상… 지역 중기 '발등에 불'

산업용 전기요금이 24일부터 평균 9.7% 인상된다. 대기업이 주로 쓰는 전기료가 10.2%, 중소기업은 5.2% 오르는 것인데, 경기침체로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인상 방안을 보면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

특별교부세 확보 잇따라 … 대전 교육계 현안 탄력
특별교부세 확보 잇따라 … 대전 교육계 현안 탄력

교육환경 개선과 시설 노후화 해소 등 해묵은 대전 교육계의 각종 현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교육부 하반기 특별교부세를 잇따라 확보하면서 나오는 기대감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대덕)은 이번에 23억 3500만 원을 따냈다. 세부적으로는 이번 교육부 특교세는 △동도초 천장교체(석면철거) 8800만원 △중원초 체육관 개보수 10억 5500만원 △신탄진고 체육관 전면 보수 11억 9200만원 등이다. 박정현 의원은 "교육부 특교세가 확보됨에 따라 대덕구 내의 교육여건 개선이 이루어지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세종시 중학생 `타 지역 고교 유출` 해마다 증가세
세종시 중학생 '타 지역 고교 유출' 해마다 증가세

세종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타 지역 고교 유출이 상승 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30·40 젊은층 부부의 거주지 선택 1순위가 자녀 교육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세종시교육청의 정책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인호(더불어민주당·보람동) 세종시의원은 10월 23일 오전 보람동 시의회청사에서 열린 제93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현주소를 짚으며 문제점 개선을 요구했다. 유 의원이 이날 공표한 자료를 보면, 졸업 후 타 지역 고교에 입학하는 중3 학생 수는 2020년 67명, 2021년 7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