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지 않은 일은 안합니다"

정용기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지 않은 일은 안합니다"

지역 정당만이 답이라 생각지 않아 24년째 한 당에서 정치 국비 177억 확보한 대전산단 재생사업 시너지 만들기 위해 市와 협력 중

  • 승인 2015-07-28 13:58
  • 신문게재 2015-07-29 9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중도초대석]정용기 국회의원(새누리당·대전 대덕)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사진)이 국회에 입성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그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로, 2년이 채 안 된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초선 같지 않은 초선의원'이라고 일컫는다.

초선이다 보니 두려운 것이 없어서일까. 당내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소속 위원회에서 재선 구청장으로서의 경력을 살려 전문가적인 면모를 보인데 따른 평가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은 그의 '소신'에서 비롯된 의미라고 치켜세운다.

지난해 말 국회 상속·증여세 개정안 처리에서의 행동 등은 그의 강직한 소신을 명확하게 보여준 일화다. 그는 기자와 만나 자신의 소신과 관련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편집자 주>

-정 의원에게 소신이란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공정한 기회의 나라, 투명하게 경영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소신이다. 이 소신은 제가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점이기도 하다. 이 소신을 이루려면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고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해야 할 일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참된 용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상속·증여세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반대표를 던진 일화가 유명하다.

▲당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안건으로 올라왔는데 가업기업의 상속공제를 확대하자는 내용이었다. 가업상속공제 적용 요건을 매출액 3000억 원 이하,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에서 5000억 원 이하, 5년 이상 계속 경영 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가업을 원활히 승계하도록 하고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여 경제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보다 개정안으로 말미암은 수혜대상 등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

본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개정안에 대한 정부 측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은 바도 없었고, 굳이 입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 것도 아니었기에 상속세 범위의 확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반대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자유주의 국가인 만큼 각자가 가진 집안 배경과 부의 정도에 따라 출발선이 다른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섣불리 이것을 제도적으로 고착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는 나라여야 사회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여겨 반대했다.

-대덕구청장 시절, 염홍철 당시 대전시장과 도시철도 2호선 등의 현안을 두고 적잖은 갈등을 겪었는데, 지금의 소회는.

▲무상급식과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두고 염홍철 시장과 견해를 달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께 걱정을 끼치게 한 점도 있지만, 대덕구 소외라는 측면에서 연결시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전의 문제도 있다. 무상급식 문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치고, 1년 전에 제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이다. 야당의 원내대표인 이종걸 의원도 무상복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선별형 맞춤 복지로 가자고 하는 것이다. 지방재정의 문제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무상급식은 문제가 있다고 여겼다. 지금도 그 소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약속의 문제다. 당시 염홍철 시장이 선거에서 당선될 때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대덕구의 신탄진에서부터 시작하고 지하철로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지킬 수 없는 공약을 하고도 해명 한마디 없이 공약을 폐기하고 대덕구는 거의 지나가지도 않고 고가로 바꾼 것은 분명한 약속 위반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지적했던 것이다. 정치를 하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신뢰인데, 약속을 모두 지키기는 어렵지만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지역 정당 바람에도 줄곧 한나라당에 남았다.

▲지역정당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충청인들의 정서를 이해한다. 잘못됐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다만, 답이 될 수 없다고 여겼다. 충청인들이 느끼는 소외감이나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지역을 기반을 둔 정당 창출이 답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 국가적으로 봐도, 정당정치 발전은 민주주의 측면인데, 지역정당이 정당정치의 발전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지역정당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거치면서 24년째 당적을 바꾸지 않고 정치를 해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정 의원의 상징과도 같았던 파란 점퍼에 대한 애착이 여전할 것 같다.

▲정이 드는 게 당연하다. 사실 당에 로고 색깔이 빨간색으로 바뀌었을 때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색깔도 중요하나 점퍼가 갖는 의미가 더 중요했다. 구청장이 되면서 행정을 하는 사람은 주민과 부대끼고 애환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쳐야 했고, 주민과 함께하려면 마음가짐만큼 차림새를 갖추는 것도 중요했다. 그래서 정장차림보다 편안한 점퍼차림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국회에서 일하게 된 뒤에는 회의에 참석할 때 정장차림을 하지만 지역구에서 활동할 때에는 명찰을 부착한 빨간 점퍼를 착용하고 있다.

-내년 총선이 충청권에 내포된 의미는 무엇이고, 총선 승리를 위해 새누리당이 준비해야 할 일을 꼽는다면.

▲내년 총선이 충청권에 주는 의미는 과거 총선에 견줘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우선, 지역주의 정당이 없는 첫 선거라는 것이다. 과거 지역정당이 태어날 수밖에 없던 정서와 배경은 이해한다.

그러나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면 다른 당에 가고, 그 당이 안되면 또 다른 정당으로 넘어가는 행태가 벌어지곤 했다. 이제는 구도가 변경됐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지역민들은 우리 지역에 발전과 이익을 어떻게 일꾼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며 투표해야 한다. 또 선배 정치인들이 자의나 타의든 간에 퇴장 혹은 영향력이 제한된 상태에서 치르는 선거의 의미도 담겨 있다. 새로운 충청 리더십을 잉태하고 싹을 피워내는 총선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이 승리하려면 공천을 잘하는 것이 필승의 조건이다. 충청인의 정서를 제대로 읽고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더불어 영호남 지역의 패권에 끼여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지역 현안들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구체적 대안을 만들고, 대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지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대전시와 LH 등 7개 기관이 힘을 뭉쳐 답보상태인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추진에 본격 나섰는데, 이를 평가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간 참여치 않으려던 LH가 참여하게 된 배경은 사업성과 경제성이 모두 확보된 이유에서다. 대전산단 재생사업은 지난 10년간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제가 국회에 등원한 뒤 지난해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전산단 재생사업의 국비 예산 177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단로를 비롯한 인프라 정비가 시작됐고, LH와 민간업자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사업이 지속되려면 꾸준히 국비가 확보돼야 한다. 국비 예산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노력할 것이다. 다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대전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권선택 시장을 만나 기폭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는 대전산단 재생사업의 성공을 위해 대전산단 지역과 둔산동 샘머리 지역을 연결하는 가칭 '한샘대교'를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고, 권 시장도 동의했다. 이 문제를 해결코자 대안을 제시하고 시장부터 실무진까지 함께 토론해서 여기까지 왔다.

-회덕IC가 여전히 난항이다. 정 의원이 본 문제점과 대안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대전시가 사업비 전액부담을 확약한 것이 국비예산 확보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를 바꾸기가 어렵다. 때문에 국회에 등원한 이후 거의 매일같이 찾아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끝내고 세종시를 건설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교통계획 변경안에 회덕IC를 반영시켜 절반의 비용을 국비로 하자고 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에서는 전임 시장이 100% 시비로 하겠다고 해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처럼 난색을 보이고 있는 재정 당국을 설득하기 위해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해 기재부의 담당 실무자까지 일일이 만나가며 회덕IC 건설에 국비지원이 이뤄지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지역 116개 경로당 회장들께서 국회를 방문하셨는데, 마침 김무성 대표가 지나가다 그 장면을 봤다. 이 때 대표께서 재보궐선거에서 약속했던 만큼 '해드리겠다'고 약조했다. 당 차원에서 거듭 약속된 것이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의 현 진척 수준은.

▲여야 구분없이 대전지역의 동료의원들과 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타가 진행 중이고 그 결과가 나온 뒤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만이 아닌 지역균형발전을 함께 봐주길 기대하고 있다. 예타가 원활히 통과될 수 있도록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광역철도사업을 하려는 다른 지역과 같이 공동보조를 하며 예타통과에 첫 번째 목표를 두고 있다.

-대덕구민과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한마디.

▲감염 공포를 일으켰던 '메르스'가 최근 종식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사람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활동을 억제하게 한 것이 우리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이 마비되면 국가적인 재앙이 될 것인 만큼, 관계기관이 총력을 다하고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충청인과 중도일보 독자 여러분께서는 건강하고 무탈하시기 바란다.

대담=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정리=강우성·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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