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사대부고에서 열린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 2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눈물 짖고 있다.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아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여전히 시계는 2년 전에 멈춘 듯 토요일마다 방문을 열고 집에 올 것만 같다”
18일 오전 9시 충남 공주사대부고 소강당에서 열린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 2주기 추모의날’에서 고(故) 장태인군의 아버지는 가슴에 묻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이같이 전하며 “잊지 않고 아이들의 희생을 기억해주는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주사대부고가 주최해 진행된 추모식에는 2년 전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친구들이 참석했다.
추모식에서 한 학생은 추모사를 통해 “학교에 입학해 4개월 만에 맞은 형들의 사고는 죽음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바로 곁에 다가온 사고였다”며 “유가족이 호소하고 피눈물 흘려도 달라지는 게 없었고 세월호 참사에서는 누구보다 더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지고 귀 기울이는 사람 돼 대한민국을 이끌겠다. 형들의 희생이 진정한 희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대부고 이영이 교장은 “세월이 지날수록 기억이 뚜렷해지고 그리움은 깊어지고 있다. 매년 오늘은 아이들을 기억하고 있음을 되새기는 날이며,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마음에서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추모식 인사말에서 아이들에 대한 여전한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 김동환 군의 아버지 김영철 씨는 “세상에 나의 존재 이상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자신을 지킬 때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을 수 있다. 더이상 이같은 고통 없도록 함께 노력하고 지금 오늘이 없는 내일은 없다”고 말했다.
고 이병학 군의 아버지 이후식씨는 “정부와 학교 등의 총체적 부실에 따른 인재였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린다. 사고 책임자들의 위선이 만신창이 된 유가족의 슬픔을 더욱 깊게 했고, 안전불감증은 그대로여서 세월호를 다시 겪었다”며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고, 추모식 마련한 학교와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 희생자의 동기생 50여명은 추모식에 이어 친구들이 잠든 천안 공원묘지까지 유가족과 함께했다.
2013년 7월18일 태안군 안면도 해안에서는 사대부고 학생들의 사설 해병대 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학생들은 고무보트 훈련 중 무자격 교관의 지시에 구명조끼를 벗고 바다로 들어갔다가 23명이 갯골에 빠졌고, 파도에 휩쓸려 5명은 결국 실종됐다.
이후 해양경찰 등의 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사설 캠프의 초기대응 부실로 실종됐던 학생들은 모두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분노하는 안타까운 사건으로 학생 고(故) 김동환, 이병학, 이준형, 장태인, 진우석군 등 5명이 희생됐다.
사고 책임자 일부는 재판을 통해 수상레저안전법 위반죄와 업무상 과실치사죄 등으로 징역 6월 또는 금고 1년∼2년 6월 형을 각각 선고받았지만, 업체 대표 등은 기소되지 않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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