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이나 국가장학금 지급 등에 자체 장학금 규모를 평가하면서 각 대학들이 학교 자체 장학금 규모를 키웠지만 정작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라는 지적이다.
8일 대전지역 사립대학 A학과는 지난해 이 학과 학생 4명에게 지급했던 학과사랑 장학금 408만원을 B조교의 통장으로 되돌려 받았다가, 지난 달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학생들에게 되돌려 줬다.
당시 조교는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학생들에게 일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 받았지만 학교를 그만둘 때까지 장학금 배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학의 학과사랑장학금은 각 학과의 학생수에 따라 지급되는 학교 자체 장학금으로 학과장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했지만 갑자기 집안사정이 어려워 지거나, 학교생활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정하면 학교 당국이 등록금의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각 학생들의 통장에 입금해 준다.
지난 해 이 장학금으로 13여억원의 예산이 집행됐으며, 해당학과에는 1400여만원의 장학금이 집행됐다.
문제는 수십억원 규모의 장학금이지만 학과내 논란이 일고 나서야 학교 당국이 인지하는 등 별다른 관리 감독이 없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사건 처리도 당시 학과장과 조교가 퇴직했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재직한 학과장을 면직시키는 데 그쳤다.
당시 C학과장은 올 초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해당 B조교는 1년 계약직으로 현재는 퇴사한 상황이다.
장학금의 회수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조교 개인의 일탈로 축소시키려는 분위기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해당학과에서만 일어난 일로 다른 학과에서는 투명하게 장학금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1년 계약직인 조교가 근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학생들의 장학금을 임의로 회수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학과 운영비로 사용하는 등의 관례가 있었을 것이고, 대학본부의 묵인이 없었으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학교 교무처장은 “기획처에서 보고를 받고 자체 감사를 실행 중”이라며 “해당 학과장의 면직은 장학금 논란이 시급한 사안이었지만 3일간 학과장과 연락이 안되고 당시 학과장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높아 사건 해결을 위해 어쩔 없이 다른 교수로 대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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