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직원의 일탈, 회사가 더 좋아하네

[한국타이어]직원의 일탈, 회사가 더 좋아하네

사원이 직접 만드는 '일하고 싶은 회사' 매월 셋째주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 자기계발 시간

  • 승인 2014-11-02 12:48
  • 신문게재 2014-11-03 9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창조경제를 이끄는 현장을 가다]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임직원들은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오전 10시, 강당에 모인 100여명은 특별한 손님이 등장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뉴스 앵커로 친숙한 최일구 아나운서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자리였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날 강연에서는 '자기 혁신'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직무와 일상 생활 속에서 임직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강의를 듣던 제조팀 김 대리는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트럭버스용 타이어의 생산 과정에서 혁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개선해 보기로 결심했다.

같은 날 금산공장 생산기술부문 임직원 70여명은 엑스포 남문광장에서 오렌지색 앞치마를 둘러 입고 구슬땀을 흘렸다. 평소 남다른 봉사활동을 펼쳐온 설비기술팀 조 차장은 대전시 자원봉사 연합회가 소외계층을 위한 겨울나기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을 펼친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원들을 모집했다. 사내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사원들이 점점 늘어나 어느새 70명이나 됐다. 그럴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김장후원금 300만원을 기부하며 나눔의 기쁨과 봉사의 의미를 더했다. 조 차장은 이날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우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사내 게시판에 올려 공유할 예정이다.

매월 셋째주 금요일, 직원들이 동료와 함께 사무실과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개인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측이 지난 2011년부터 시행중인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Proactive Friday)'제도 덕분이다. 이날 하루를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로 지정해 직원들이 스스로 일과를 계획하고 자기계발 시간을 가지도록 한 것이다.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는 '프로액티브 컬처(Proactive Culture)'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프로액티브 컬처'란 사원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도전과 혁신을 거듭해 성공을 이뤄낸다는, 자율성과 능동성을 강조한 한국타이어 특유의 기업문화다. 회사 측은 1941년 창립 이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세계 7위의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로 프로액티브 컬처를 꼽는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법안(현행 68시간개정 52시간)'에 대해 재계의 부담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을 위해 많은 기업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단순한 업무시간 단축은 업무 완성도 저하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찌감치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 시행을 결단한 한국타이어 경영진의 생각은 다르다. 이 제도에 대해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한국타이어 특유의 '프로액티브 문화'와 직원 간 소통을 선도한다”며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평가했다. 직원들이 업무 대신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갖거나 강연을 듣는 데에 매달 하루만 투자해도 재충전하고 배우는 것이 많아 궁극적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생산과 직결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유급 휴일을 1년에 12일이나 늘리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종 활동 지원, 강연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당장의 잇속을 따지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프로액티브 문화' 정착에 투자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의지가 더 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창의력과 기획력이 향상되면서 역량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소 트럭버스용 타이어 개발 관련 부서에서 고속도로 휴게소를 방문해 자사 타이어 장착 현황을 살펴보고 소비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발 방향을 모색하거나 타이어 패턴 개발 담당자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며 영감을 얻는 식이다. 강연을 듣고 회사 관련 아이디어 제안 게시판인 '프로액티브 원 그랑프리'에 업무 개선 의견을 내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서승화 부회장은 “임직원 스스로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가 바로 세계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뭉친 한국타이어의 인재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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