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한 낙지볶음과 담백한 손칼국수 '환상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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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낙지볶음과 담백한 손칼국수 '환상하모니'

사장님의 '재치만점' 글귀 가득 "주인이 귀찮아야 제맛 낼 수 있죠"

  • 승인 2014-10-20 14:42
  • 신문게재 2014-10-21 9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중도맛집] 칼국수 전문점 '후루룩 손칼국수'

▲ 후루룩 손칼국수의 인기메뉴 낙지볶음과 손칼국수 사리.
▲ 후루룩 손칼국수의 인기메뉴 낙지볶음과 손칼국수 사리.
백두산 호랑이구이 2억7000, 웅담 꼬치구이 7200, 산삼무침 2억2000. 반석동에 있는 한 칼국수 전문점에 붙어있는 특별안주 메뉴다. 물론 실제로 판매하는 메뉴는 아니다. 이 집의 주인 정영호 사장이 손님들과의 소통을 위해 붙여놓은 문구들이다.

반석동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 '후루룩칼국수는' 점심시간만 되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발 디딜 곳 없이 가득 들어찬 손님들과 줄 서서 대기 중인 손님들의 모습은 이미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 집의 최고 인기메뉴는 '낙지볶음'이다. 상호명과는 달리 사이드 메뉴였던 '낙지볶음'이 대박을 치면서 이 집의 상징이 됐다. 푸짐하게 들어간 낙지와 신선한 야채, 낙지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이 인기 비결이지만 유명한 맛집의 핵심이라 불리는 소스나 레시피는 없다.

정 사장은 “우리 집 요리 중에 소스로 맛을 내는 음식은 하나도 없다”며 “비결이라고 해봐야 손이 많이 가는 정도”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기자가 취재하는 중에도 매장 한 구석에서는 직원들이 국물재료 다듬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른 집에서는 대충 손질하는 작업이지만 “음식은 주인이 귀찮아야 제 맛을 낼 수 있다”는 정 사장의 철칙이 이런 모습을 당연하게 만들었다.

주인의 귀찮은 작업으로 만들어진 손칼국수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이 일품이다. 납작하고 불규칙한 면 굵기에서 집에서 만들어진 손칼국수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흔하게 들어가는 바지락이나 해물이 없어 시원한 맛은 덜 했지만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멸치 국물 맛이 이를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대흥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한 손님은 “외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손칼국수 맛을 이곳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다”며 극찬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매장 곳곳에는 정 사장의 재치 넘치는 문구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UN이 선정한 낮술 지정업소', '지나친 음주와 과식을 적극 권장합니다', '미모의 서빙 아줌마 상시대기' 등 음식을 기다리면서 하나 둘씩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새겨진다. 문구 중에는 20년간 손님들을 상대하면서 느낀 회한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 사장은 “단 시간에 많은 손님들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다 보면 단골 고객들과도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며 “손님들과 나누고 싶은 대화를 하나 둘 씩 적다보니 저렇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사업과 관련된 문의가 많이 오지만, 음식을 팔아 부를 쌓는 일에는 관심없다”며 “맛있고 청결하고 친절한 집으로 인정받는 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메뉴:손칼국수 6000원. 낙지볶음 2만원. 보쌈수육 2만8000원. 맛배기 수육 1만5000원. 미니족발 7000원. 두부두루치기 1만4000원. 문의전화 042-825-7565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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