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위험! 투자하기 전에 꼼꼼히

발행규모 6월기준 40兆 집계… 예금자보호법 포함 안돼 회사 부도 처리시 변제순위 밀려 '전액손실' 가능성도

●금융권 후순위채권 발행 급증

최근 들어 금융회사의 후순위채권 발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보장이 되지 않는 후순위 채권의 불완전판매가 이뤄질 경우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당시에도 후순위채권의 투자자들은 투자액을 거의 상환받지 못해 불완전 판매 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이에 본보는 금융감독원의 도움으로 후순위채권 발행 현황과 향후 감독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 전국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지난 9일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저축은행 후순위채권이 예금자보호법에 보호되는 채권에 해당되는지를 심의하는 법제처의 법령심의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후순위 채권의 정의 및 성격=후순위채권은 채권발행기업이 파산했을 때 채무 변제순위가 일반채권보다 뒤에 있는 채권으로 금융회사들이 주로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행하고 있다.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아서 투자자들이 선호하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회사가 부도 처리되면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부채가 청산된 후 상환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후순위채권 발행 현황=지난 6월 말 기준 금융회사의 후순위채권 발행잔액은 총 40조5290억원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35조599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증권회사 2조3091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9254억원, 저축은행 719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의 후순위채권 발행잔액은 2007년 33조3133억원에서 2008년 42조4826억원으로 큰 증가세를 보였으나 2009년 38조9764억원, 2010년 37조8203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39조463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후순위채권 잔액은 2008년 리먼사태 당시 은행권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후 감소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은행 위주로 이뤄지던 후순위채권이 증권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여타 금융권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2008년 6502억원 2009년 7878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10년 1조4425억원, 2011년 2조1591억원으로 2010년 이후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후순위채권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도 2009년 7242억원, 2010년 6509억원, 2011년 8490억원으로 카드사태 이후 발행규모가 급감하다가 2011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다.

저축은행은 2009~2010년 중 발행이 급증했으나 2011년 이후에는 저축은행 사태로 투자수요가 감소하면서 급감했다.

▲향후 감독방향=감독원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후순위채 판매를 제한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금융회사의 후순위채 발행을 억제할 방침이다.

또 금융회사가 후순위채권을 판매시 후순위채 특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점검할 방침이다.

박병주 기자 can7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