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 담보 맡기면 대출금리 0.8%P ↓

감정평가 용이한 기계ㆍ기구ㆍ생육중인 축산물 등 대상 금리도 신용대출보다 저렴… 中企 자금조달 수단 기대

동산ㆍ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동산도 부동산처럼 법원 등기소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동산담보법 시행에 맞춰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은행연합회와 공동으로 준비작업반(TF)을 운영해 은행들이 동산담보대출 상품을 원활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난 8일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계ㆍ기구,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등 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을 새롭게 개발해 판매를 개시했다. 본보는 새로 출시된 동산담보대출 상품에 대해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상품출시 현황=비교적 감정평가 등이 용이한 공작기계ㆍ사출성형기 등 범용성 기계기구, 후판ㆍ철근 등 원자재, 냉동보관 중인 수산물 또는 축산물, 생육 중인 소, 쌀 등을 대상으로 취급할 계획이다. 향후 관련 인프라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 상품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ㆍ수협ㆍ광주 등은 유형자산,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4종의 상품을 출시하고, 나머지 은행은 농수축산물을 제외한 유형자산, 재고자산,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3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은행권은 올해 말까지 최소한 2000억원 이상의 동산담보대출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5월말 현재 공장저당법 등 개별법에 근거해 은행권이 취급한 동산담보대출이 759억원(전체 기업대출 609조의 0.01%)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올 판매목표액은 적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산담보 제공 기업에는 부동산담보와 신용대출한도 이외에 별도의 동산담보대출한도를 부여하고, 대출금리는 신용대출금리보다 평균 0.8%p 낮을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사정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일 17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출시한 동산담보대출의 실적을 살펴보면 2주 동안 대출 건수는 209건, 금액으로는 460억8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대 효과=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및 내수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확보되고, 신용보강에 따른 금리감면 효과도 기대된다.

은행은 부동산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더 적극적인 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되고, 담보권을 설정한 동산이 적격담보로 인정돼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경감됨에 따라 은행의 여신 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산담보에 대한 감정평가업무 확대, 중고기계 유통시장 활성화 등으로 관련 서비스업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부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향후 계획=은행들은 동산담보대출제도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또 기계기구, 소, 쌀 등 비교적 감정평가가 용이한 동산을 대상으로 취급하며, 앞으로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해 상품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금감원은 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취급동향을 매월 점검하고, 은행과 관련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시로 청취해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며, 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취급실적, 부실률 등의 추이를 감안해 은행권으로 하여금 표준화된 상품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또 동산담보대출 제도가 은행권에서 정착되고 관련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는 경우 동 제도가 제2금융권(저축은행, 여전사 등)으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박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