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조선일보가 '이 폭력만화를 아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웹툰 '열혈초등학교'의 폭력성을 지적하는 보도를 냈다. 이틀 후인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는 웹툰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밝혔고 이어 10일 포털 사이트 야후 측이 해당 웹툰의 연재를 중단했다.
단순 중단이 아닌, 해당 웹툰의 기존 연재분 대부분을 삭제하는 극단적 조치가 이뤄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귀귀 작가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 같은 현실을 꼬집은 듯한 만화를 올렸다.
'183화 신문'편에서 귀귀는 먼저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적절하므로 보호자의 시청지도가 필요하다'는 안내문을 붙인 후 자신의 웹툰이 지난 7일자 조선일보 1면에 대서특필된 것을 소재로 조선일보 보도를 겨냥한 신랄한 풍자에 나섰다.
웹툰은 폭력 만화로 신문에 나면서 가족들이 '신문에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나되는 따뜻한 풍경을 그려 황당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가 광고 속 라면을 먹고싶다고 말했지만 눈 앞의 라면을 앞두고 갑자기 사망하게 되면서 '라면'이 사람을 죽였다는 보도가 나는 상황이 그려진다.
폭력웹툰으로 지탄 받은 작가의 황당한 심리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카툰협회 등 만화계 주요 6개 단체가 11일 '만화가 사라지면 학교폭력도 사라지나'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단체들은 “학교 폭력의 원인이 마치 만화인 양 매도하는 심의위의 행태는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희생양 찾기와 마녀사냥”이라고 지적하며 “표현의 자유가 침해 받고 우리 만화의 경쟁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귀귀 작가의 블로그를 찾은 네티즌들은 "만화를 모방하는 아이들이 잘못 된 것", "실제로 만화를 보고 모방한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폭력의 근원이 웹툰이라고 생각한 것이 놀랍다"는 반응과 "웹툰이 폭력적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칠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으로 갈려 분분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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