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속 풍경을 따라온 길… 바오로의 고향을 찾다

명화속 풍경을 따라온 길… 바오로의 고향을 찾다

버스 기사부터 가이드까지… 태생적으로 친절 78개 시로 나뉘고 동네마다 이슬람사원 있어

  • 승인 2011-07-31 15:40
  • 신문게재 2011-08-02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기자의 성지순례 탐방기- 그리스와 터키를 가다] 8. 터키의 이모조모

지난주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천안신부동성당 주임신부)이 그리스 순례를 마치고 사도 바오로의 고향인 터키에 입국하면서 터키라는 나라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번주는 터키에 대해 좀더 상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한다.

▲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 펼쳐진 터키의 성지로 향하는 길.
▲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 펼쳐진 터키의 성지로 향하는 길.

▲ 터키인의 조상=터키인의 조상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이다. 유목민들은 11세기경 아나톨리아에 진출해 룸 셀주크, 오스만투르크를 건국했고 이러한 국체를 계승해 현재의 터키공화국으로 발전했다. 현재의 터키 문화는 유목민의 생활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돼 보이지만 그 저변에는 유목 문화가 바탕을 이루고 있다.

터키 국민의 90%는 돌궐족이다. 터키인들은 낯선 사람에게도 잘 다가서며 친절하다. 여행중에 터키어를 못하더라도 곤란한 일은 없다. 버스터미널에서 자신이 갈 행선지만 말하면 누군가가 버스에 타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생전 처음 만난 사람이 자신의 집에서 묵어가라며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이번 성지순례단 일행의 순례를 안내했떤 버스기사 하산씨의 친절은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데 큰 역할을 할 정도로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유목민들은 먼 곳에서 온 손님을 극진히 대접해 외부의 정보를 얻어 왔다. 현재 터키인의 손님 환대는 이러한 유목문화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터키인은 원래 몽골인이 아닌 유럽인, 아랍인 등의 혼혈로 이뤄진 민족이다. 국가 지도층은 EU 가입을 위해 터키를 유럽쪽으로 포함시키려는 경향이 있지만 서구쪽의 태도는 부정적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터키인의 근본은 아시아쪽으로 볼 수도 있다.

터키인들은 한국전쟁시 참전해 맺은 인연으로 한국인을 '코렐리(Koreli)'라고 부르며 형제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또 2002년 월드컵 당시 양국간 뜨거운 응원으로 돈독한 우정을 확인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터키의 기본 정보=터키는 78개 시로 나뉘어 있고, 동네마다 이슬람 사원이 있다. 국명은 터키 공화국이고 면적은 우리나라의 8배다. 인구는 7200만명이고, 공용어는 터키어를 쓴다. 터키어는 넓게는 한국어와 같은 알타이어계에 속해 있다. 문자는 1928년 로마자가 아라비아 문자 대신 채용됐다. 그밖에 70여 종류의 언어를 사용한다.

정치는 대국민의회가 있는 일원제이고 총생산에 대한 비율은 공업 25%, 농업 15%, 서비스업 기타가 63%를 차지한다. 종교는 이슬람교 수니파가 98%로 주류이지만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다. 의무교육은 8년제로 공립학교는 무상이다. 고등학교는 3년제로 일반 고등학교 외에 직업, 기술, 종교 전수교 등이 있다. 대학교는 국립 53개교, 사립 23개교가 있다.

터키는 종교적 공휴일이 있다. '쉐케르 바이람'(설탕제)은 라마단(단식월. 이슬람력으로 9월)이 끝나는 날부터 3일간, 신에 대한 감사와 속죄를 위해 일출부터 일몰까지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쉐케르 바이람'이란 이름은 단식중의 영양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단 음식을 먹는 관습에서 비롯됐다. 또 이슬람력으로 12월10일부터 4일간은 '쿠르반 바이람(희생제)'이라 하여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양 등 제단에 바쳤던 가축의 고기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관습이 있다. 터키 화폐는 유로와 달러와 리라를 다 사용한다. 1유로는 2리라이고, 1달러는 1.5리라이다. 터키는 잡화의 보고이고, 요리의 천국이고,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있는 곳이다.

▲ 터키의 성지순례단 가이드와 함께=터키는 자국민이 아니면 여행 가이드들에게 자격증을 주지 않는다. 귀화해야만 가능하다.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의 현지 가이드였던 야사르씨는 한국말로 “터키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을 빕니다”라고 말하더니 이어 “내 인생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어떤 시련이 다가와도 난 당신을 포기하지 않아요”라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한국말을 읊조려 순례객들의 배꼽을 쥐게 했다.

터키의 한국인 가이드 이은경 아가다씨는 “여러분이 그리스 메테오라를 보면서 인간이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엄청나고 인간의 열정으로 못할게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메테오라에 있는 수도원에서 최고의 벌은 수도자가 바위 밑의 동네에 한번 내려갔다 오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 짓게 했다.

성지순례단의 운전기사 하산씨는 친절 서비스 봉사 마인드가 몸에 밴 무슬림으로 시종일관 미소띤 얼굴로 순례단을 기쁘게 해주어 큰 감동을 받았다.

▲ 터키 에베소에서 성지순례단 일행과 터키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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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에베소에서 성지순례단 일행과 터키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
▲ 성지순례의 의미=성지순례는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직접 체험해보는데 의미가 있다. 성지순례는 많이 본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보고 지나치는 것보다는 그 지역에 머무르면서 어렵더라도 체험해보고 사도의 발자취를 찾아보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신앙인들이 어떻게 살았나 보고, 믿는 이들의 공동체에서 지금은 무너져 내린 돌덩이가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와 박해시대, 사도시대에 어떤 모습이었을지 느껴보고, 내 신앙은 지금 어떤 모습일지 반추해보고 느끼는데서 순례의 의미를 새겨볼 수 있다.

세계 4대 문명은 모두 동양에서 시작=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문명, 인도문명, 중국문명 등 세계 4대 문명은 모두 다 동양에서 시작됐다. 사도 바오로가 전도여행을 할 당시, 유대는 종교, 로마는 문화, 그리스는 교육의 나라였다.

터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유럽을 아우르는 넓은 나라다. 오스만제국이 중동을 점령하고 있을 때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오스만투르크족은 유럽 열강의 싸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터키의 초대 대통령인 '무스타파 아타투르크'는 '터키의 아버지'라 불린다. 무스타파 아타투르크 대통령은 1923년 터키 민주공화국을 설립하면서 수도를 앙카라로 정했다.

제4차 십자군이 베네치아에 들어오면서 터키는 기마유목민족답게 수도를 앙카라 산악지대로 옮기게 됐다. 산골 앙카라의 인구는 3만명으로 염소털과 스웨터, 앙고라가 나오는 지역이다. 아타투르크 대통령은 행정부를 모두 앙카라로 옮겼다. 앙카라에 대사관이 있고 이스탄불에는 총영사관이 있다. 이스탄불은 비잔틴 제국시대 1600년동안 도읍지였다. 역사가 있는 도시 이스탄불은 3면이 바다인 도시다.

▲ 유엔참전국 터키=6.25 참전 16개 유엔국중 터키는 1만5000명의 군인을 한국에 파견했다. 한국에 관한 많은 애틋한 사랑을 갖고 있는 나라가 터키다. 그 당시 16세에서 21세에 이르는 지원군들이 돈을 벌기 위해 12시간 비행기 거리를 석 달 열흘에 걸쳐 배를 타고 와 동쪽 끝 작은 나라 한국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때당시 터키 군인들이 한국에 남아 있으면서 이슬람종교를 들여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슬람 신자는 1만명이고 사원은 4곳에 이른다.

▲ 터키의 소수민족 쿠르드족=터키의 소수민족은 쿠르드족이다. 오스만제국이 아랍족을 점령할 때 이란, 이라크, 시리아, 터키, 에게해 바다 작은 섬들의 동부에는 쿠르드족이 많이 살았다. 시시때때로 테러가 일어나기 때문에 동쪽은 여행 제한구역이다. 이들 쿠르드족을 PKK당이라고 한다.

▲터키의 음식=터키의 대표적인 음식종류가 바로 '케밥'이다. 중국과 프랑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음식 잘하는 나라로 꼽히는 터키는 땅도 동서양이 함께 걸쳐 있고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1453년 비잔틴 제국 멸망 후 오스만제국이 탄생했다. 오스만 민족은 기마유목민족으로 말을 타고 떠돌아다니다보니 길을 가다 불을 지펴 음식을 구워먹게 돼 불에 그을린 음식인 '케밥'이 유명해졌다.

터키는 이슬람국가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소고기만 먹는다. 성경에 쪽발로 되새김질하는 짐승을 먹지 말라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도 마찬가지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소고기를 양념해 잘게 다져 동그랑땡으로 만든 음식을 '코테'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밀'이 제일 좋은 나라가 바로 터키이다. 3000년 전 중국 신장지구 미이라가 발견됐을 때 부장품에 터키 밀이 들어있었다. 터키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스프와 샐러드만 미리 만들어놓고 고기는 즉시 구워주기 때문이다. 터키 맥주는 에퍼트이고 1병에 5유로다. 터키의 옛 수도 코냐 지역은 동서로 120km가 다 평야지역이다. 밀밭에서 밀물결이 넘실대는 풍경은 장관이다. 밀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어 터키 빵이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고 일컬어진다.

우리나라는 밀농사를 짓지 않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빵이 썩지 않는 방부제가 들어가 있고 우리 밀가루는 이스트에 버터와 설탕을 넣어야 효모 역할을 해서 빵이 부풀어 오르는데 반해 터키 밀가루는 이스트만 넣어도 부풀릴 수 있다. 터키는 쌀과 밀이 많이 나는 지역이다. 또 올리브와 포도주의 해상무역지이기도 했다. 터키의 쌀밥은 '후' 불면 날아가는데 쌀을 씻어 마가린에 볶는 게 특징이다. 파스타치오와 아몬드 등 견과류가 유명하다. 터키 사람들은 한국에서 나는 김과 한국과자류를 상당히 즐긴다.

▲터키의 올리브 이야기=터키는 올리브 원산지이기도 하다. 지천에 올리브밭이 있다. 그래서 식당에 가면 항상 올리브가 나오는데 한국인들 입맛에는 몹시 짜서 빵과 함께 먹어줘야 한다. 올리브가 짠 이유는 올리브를 나무에서 바로 따면 쓴 맛을 없애기 위해 소금물에 담가놓기 때문이다.

올리브는 익는 정도에 따라 색깔이 초록색에서 보라색, 까만색으로 변한다. 올리브가 연두색일때 올리브 오일이 제일 많이 나온다. 올리브가 핑크색, 보랏빛일때 향이 좋고, 까만 올리브일 경우는 기름이 부드럽다. 올리브는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다.

약용 올리브는 공복에 한 숟가락씩 먹으면 심장질환과 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올리브는 세계 5대 건강식품중 하나다. 5대 건강식품은 터키의 올리브, 토마토, 불가리아의 요구르트, 한국의 김치, 일본의 나또 청국장 등이다. 성경에 아브라함이 손님들에게 엉긴 젖을 줬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요구르트를 뜻한다.

▲터키의 인사말=터키의 인사말로 '안녕하세요'는 '메르하바'다. 또 '고맙습니다'는 '테세류르에데림'이라고 하는데 너무 긴 단어라 간단히 '싸울'이라고 말한다. 식당에서 스프를 다 먹고 나면 식당종업원이 그릇을 가져갈 때도 '싸울', 샐러드를 가져다 줄때도 '싸울'이라고 말한다.

아침, 점심, 저녁 아무 때나 고마운 마음을 '싸울'이라고 표현한다. 터키에서 '싫다'는 표현은 고개 턱을 들고 살짝 '쯧'하면 된다. 터키에서는 친하고 반가운 사이에는 서로의 볼을 대고 비비는 볼인사를 한다.

/터키=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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