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박람회를 다녀간 100만여명의 관람객 가운데 외국인도 2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관람객 가운데 약 2%에 해당하는 수치로 많지 않지만 이들이 한국의 또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돌아갔다는데 의미가 있다.
5일 꽃박람회장을 둘러본 이안 머레이(29,캐나다)씨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학원 강사로 일하는 그는 이날 동료들과 꽃박람회를 관람한 뒤 “캐나다에서도 꽃은 많이 봤지만 한 곳에 이렇게 많은 꽃을 심어놓은 모습은 처음이어서 재밌게 구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을 끈 것은 꽃보다 사람이었다.
▲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박람회장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야외정원에서 화사하게 핀 꽃들을 감상하고 있다./태안=이민희 기자 photomin@ |
그는 “솔직히 사람이 너무 많아 꽃을 봤다기보다는 사람을 보는 일이 더 재미있었다”며 “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여있으면서 줄을 맞춰 서 있는 등 질서 있는 모습이 아직 낯설지만 한국 사람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유학 온 하 미(24,여)씨는 꽃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그는 “호치민 시에서는 매년 한국의 설날과 같은 명절을 지내는 데 이때 꽃거리를 만들어 놓고 꽃을 감상한다”며 “하지만 그 규모가 꽃박람회에 비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꽃이 주는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관람객은 충고도 잊지 않았다.
독일인 팀 폴머(42)씨는 “관람객이 너무 많아 꽃을 보기 위한 행사인지 사람을 보기 위한 행사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떠밀리 듯이 지나갈 수 밖에 없는 전시장 운영에 실망했다”며“꽃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한 행사라며 적정 인원만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게 좋았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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