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물 대부분이 움직이지 않는 꽃으로 구성돼 정적인 박람회장에서 작은 몸짓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얼굴은 흰 색으로 분장하고 흰 색 옷을 입은채 팬터마임을 하는 신승빈(28), 김혜규(20) 팀.
이들은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박람회장 곳곳에서 석고 마임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퍼포먼스지만 프랑스의 몽마르뜨나 낭뜨 공원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공연이다.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마치 동상이나 석고상처럼 보인다. 관람객들은 조형물로 생각해 조심스레 살펴보다 이들의 작은 손동작에 깜짝 놀라며 그제서야 사람이 분장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 박람회장의 동선을 따라 연출되는 마임거리 퍼포먼스에 관람객들이 호기심 어린 시선이 머물고 있다. |
평소 공연에서는 움직움을 최소화하지만 꽃박람회장을 찾는 어린 관람객을 위해 여러가지 동작을 추가했다. 특히 꽃, 바다, 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재구성해 주변의 꽃을 활용한 마임을 펼치고 꽃을 직접 들고 관람객과 어울리며 거리감을 없앴다.
이 때문에 관람객들은 처음에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지만 이내 이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포즈를 취하며 장난을 친다.
공연을 지켜본 최승규(9)군은 “처음에는 하얀 석고상을 세워 놓은 줄 알았는데 고개를 움직여 깜짝 놀랐다”며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짓꿎은 아이들의 장난에 연출팀이 곤란할 때도 적지 않다.
신승빈씨는 “우리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함께 사진을 찍거나 할 때 장난을 쳐 당황할 때가 있다”며 공연에 방해가 되는 장난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마임은 말로할 수 없는 마음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라며 “아름다운 꽃과 함께 우리가 표현하는 몸짓에 눈과 마음을 모아 감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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