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를 찾은 이윤미(27ㆍ여ㆍ대전 서구 갈마동)씨는 지난해 1월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당시 기억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 기름유출 사고 당시 자원봉사를 왔던 이윤미(27)씨. 이씨는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를 관람한 뒤 행사장 인근 펜션에서 1박을 하고 대전으로 돌아갔다. |
“모래며, 자갈이며 모두 기름으로 새카맣게 돼 있는 걸 보고 과연 이걸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이 씨와 동료들은 흡착포가 부족하다는 말에 집에서 쓰지 않는 천을 잔뜩 가져왔는데도 금방 동이 나 온통 새카만 해안을 어떻게 다 닦았는지 정말 신기하단다.
이 씨는 “기름 제거 작업을 하면서 너무 추워 불평을 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다들 하나라도 더 닦으려고 욕심을 냈던 기억이 나네요”라며 “우리는 차 한 번 타고 와 몇 시간 기름을 닦고 왔지만, 그 곳에서 매일 쓰린 마음을 안고, 방제작업을 하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기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 사고 배상과 관련한 법적 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 같은데 법에 따른 것도 좋지만, 사고로 진짜 피해를 입은 어려운 분들에게는 정부와 사고 관련 기업들이 어떻게 해서든 도움을 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사실 매년 5차례 정도 찾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안면도를 사랑했다.
그는 “서해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일출을 황도에서 볼 수 있어 찾게 됐고, 이젠 연말과 여름휴가, 연휴 등에 친구들과 안면도에 자주 온다”며 “기름유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이 많이 됐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동해안 같이 대부분의 유명한 관광지는 밤문화가 발달해 시끄럽지만, 안면도는 조용하고, 숙박업소 사장님을 비롯한 주민들이 정말 친절하고, 인심이 좋다”며 “앞으로도 안면도를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안면도 사랑론을 연발했다.
그는 “다시 깨끗해진 안면도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희귀한 꽃들을 볼 수 있게 돼 정말 좋다”며 “예전에 가슴 아팠던 기억이 이젠 행복한 추억으로 바뀌어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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