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남도 발등의 불, 꽃박
2. ‘국제꽃박’ 개최 카운트다운
3. 차별화 유치전략 시급
4. 그래도 희망은 있다
5. 각계 의견
1. 충남도 발등의 불, 꽃박
충남도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개막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꽃박람회가 기름유출 사고로 침체된 태안지역 경제를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별 효과 없이 재원만 소진하는 ‘동네 잔치식’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 국내 경제가 침체되면서 꽃박람회가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 나 있는 게 최대 문제다. 최근들어서는 반짝 관심을 보였던 각계의 지원도 뜸하다.
이런 악재 속에서 도는 성공 개최 여부를 가늠하는 관람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유치 전략 부재로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친 탓도 크다.
본보는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태안 꽃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꽃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꽃박, 성공 키워드를 찾아라’란 기획시리즈를 마련,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충남도지사로서 너무 답답합니다. 잠을 못 잘 정도입니다.”
최근 만난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안면도꽃박람회 얘기를 꺼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꽃박람회를 생각하면 아예 잠을 이룰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적 개최 여부를 가늠하는 예매율이 11%로, 낮은 것은 사실이다”며 “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꽃박에 대해서도 이렇게 관심이 없을 줄 누가 알았는가”라고 했다.
한때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꽃박이 개최 이전부터 먹구름이 잔뜩 끼었기 때문이다. 꽃박 유치 당시 자신감을 내비칠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입장권 판매가 저조하자 꽃박 홍보요원을 자처하고 나선 이 지사는 지난 20일에도 서울 충청향우회(강남구)와 중앙부처를 다시 찾았다.
꽃박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중앙부처는 물론 출향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이대로 가다가는 꽃박의 성공적 개최가 불투명하다”며 “우선 홍보가 잘 돼야 관람객이 온다. 함께 합심하자”고 동참을 호소했다.
도청 실국장을 비롯해 꽃박 관계자들은 꽃박람회가 낮은 예매율을 기록하면서 이 지사의 불호령에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최근 실국장 티타임에서도 그는 “도대체 뭐가 된다는 말이냐. 올 상황은 지난 2002년 때와 다르다. 통상적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쐬기를 박았다.
그는 “기존 꽃박을 총괄한 기획관리실장을 비롯해 서해안유류대책본부장, 꽃박사무총장을 꽃박 TF팀으로 묶어 관광객 유치에 올인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선 능동적·자발적 유치 활동으로 성공 개최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유치 전략 부재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성공개최는 관람객 유치, 관람객 유치를 위해선 홍보가 바탕이 된 44가지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뒤 2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실행가능성 여부를 따져보기로 했다.
하위 공무원들의 속사정도 편치 않다.
이 지사가 간부 공무원은 수도권을, 하위 직원들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향우회나 각종 행사 일정에 맞춰 관람객 유치에 나서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한 간부 공무원은 “전국 단체를 찾아다니며 예매율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며 “예매율 때문에 속이 바짝바짝 타고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며 “직원들에게 이달 말까지는 뭔가 실적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채근하고 있다”고 했다.
조직위 직원들도 내달부터는 주말을 무조건 반납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판매 실적을 바짝 죄는 이 지사의 관심 때문에 속앓이가 심하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를 묻는 기자 질문에 “몇 번이나 짜낸 탕약을 다시 짜내는 기분”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조양수기자 cool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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