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젊은 신세대 사이에 ‘잘 먹고 잘 살기’ 식의 웰빙(well-being)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하고, 그 어떤 것보다 건강을 우선 고려한 식단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경기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값싸고 조리하기 쉬운 식단’을 즐겼다. 그러나 이젠 주머니 사정보단 영양가나 내용 면에서 충실하되 되도록 살 안찌고, 몸에 좋은 식단에 관심을 기울인다. 외식 문화도 바뀌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질보단 양’ 식의 메뉴에서 값이 비싸더라도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메뉴를 택하는 웰빙 음식 패턴으로 돌아섰다.
김민중(43), 최소희(40)씨 부부의 식단도 그렇다. 맞벌이 부부인 이들은‘아끼면서 살되 건강을 위한 음식엔 아끼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과거엔 자린고비 생활을 했지만 막내아들 우혁(12)이가 비만에 아토피로 고생하자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대형 마트에서 장을 봐온 유기농 채소와 샐러드로 저녁식사를 하고, 아침은 현미에서 씨눈만을 분리한 생식으로 해결한다. 대신 주말에는 전문 조리사들이 즉석에서 요리해주는 대형 뷔페를 찾아 영양식을 즐긴다.
기름기는 쏙~빼고
영양가는 듬~뿍
● 웰빙 음식 만들어 먹자
음식업계에 웰빙바람이 불면서 녹색, 갈색푸드 등 영양과 본연의 색을 살린 유기농 음식들이 가정에서도 대우를 받고 있다. 기름기 많은 삼겹살 대신 샤브샤브나 보쌈 등 끓이거나 삶아 기름기를 줄인 메뉴를 선택하는 가정도 점차 늘고 있다.
주말 농장을 통해 채소를 직접 키우거나 콩을 재배해 전통메주와 된장 등을 만들어 먹는 등 원조 천연재료를 이용한 갖가지 식단도 늘고 있다.
칼로리가 낮은 대신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두부와 메밀묵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메밀 알맹이로 만드는 묵에는 단백질이 10% 포함돼 있고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칼륨, 인산 등이 들어 있다.
심지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고혈압과 간염에 좋은 ‘보증된’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메밀 열풍을 일으켰다.
전세계 요리 한곳에서
골라먹는 재미 백배
● 맞춤식 즉석요리 ‘뷔페’ 인기
조리사들이 즉석에서 요리를 만들어주는 뷔페식당이 인기다. 음식을 미리 조리해 놓으면 신선도가 떨어져 제대로 된 맛을 즐기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개방형 주방에서 각국 요리별 전문 조리사들이 즉석으로 요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대덕프라자 8층에 위치한 터존부페의 요리는 모두 즉석요리다. 요리별 전문 조리사들이 양식, 중식, 한식, 일식 등 60여가지를 포함한 150여가지의 다양한 각국 음식을 즉석해서 제공해 준다.
점심(낮 12시~오후 3시)과 저녁(오후 6시~9시30분)으로 식단을 운영중이지만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이용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홈에버 둔산점 앞에 자리한 킹덤부페 또한 일식, 한식, 중식 등 150여가지 메뉴를 주방장이 즉석에서 만들어 내놓는다.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오감만족’
● 패밀리레스토랑 ‘건강나들이’
웰빙열풍에 힘입어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도 ‘신선한 재료, 건강음식’을 표방한 샌드위치, 샐러드가 인기다.
패밀리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는 유기농 샐러드로 만든 상하이 치킨 샐러드와 산타페 치킨 샐러드를 출시해 반응이 좋다.
베니건스는 까다로운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춘 건강식 몬테크리스토와 신선한 샐러드를 넣은 치킨 퀘사디아, 컨츄리 치킨 샐러드가 인기다. 뿐만 아니라 샐러드바로 인기인 빕스 역시 점심시간에 찾는 고정 단골들이 줄을 지어 기다릴 정도로 건강에 관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베니건스 관계자는“몸에 좋으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야채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샌드위치 등이 나들이 식단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대로 먹어 단~백
친환경이라 더 믿음직
● 생식.유기농음식 인기몰이
생식시장이 해마다 큰 규모로 늘고 있다. 특히 현미에서 씨눈만을 분리해 동결건조한 ‘유기농 콩두부’는 가격이 저렴하고 건강을 챙길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많은 이들이 즐긴다.
아침생식 또한 인기다. 36가지의 곡류와 채소류, 여기에 해조류까지 넣은 특정 회사의 제품은 아침식사로 수요가 늘고 있다.
유기농 판매사이트인 한살림(www.hansalim.co.kr)과 온라인 쇼핑몰 베지푸드(www.vegefood.co.kr)도 다양하고 맛있는 채식 제품을 판매해 젊은 층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또 웰빙족 주부들 사이에서는 유기농 이유식 바람 마저 불고 있다. 유기농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 ‘유기농 맘마밀’과‘명품 유기농’은 전체 이유식 시장에서 적지 않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판매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값 싸고 맛 없다고?
옛날 맛은 잊어버려
● 대학 식당도 ‘웰빙바람’
메뉴가 단순하고 맛도 별로였던 대학 구내 매점과 식당에도 요즘 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돈이 들어가는 고급 웰빙이 아니라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을 위한 절약형 웰빙 식도락붐이다. 대학 매점에서 그날그날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과일주스와 채소즙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들에게 인기다.
또 식사대용으로 판매하는 샐러드와 죽은 저녁이 되면 동이 날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학 내 구내 식당에서도 맛과 영양, 건강 등을 골고루 챙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식당측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보양식과 웰빙식단을 준비하는 등 구내식당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다.
구내 식당의 한 관계자는 “웰빙형 메뉴를 개발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요일별로 식단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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