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부르는 붉은팥죽 질병.잡귀야 물렀거라

건강 부르는 붉은팥죽 질병.잡귀야 물렀거라

신라시대 백마피 대신 팥죽 쑤어 집안에 뿌려 신장병·당뇨병·고혈압.성인병 예방에도 도움

  • 승인 2006-12-20 00:00
  • 정리=윤희진 기자정리=윤희진 기자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올리고 여러 그릇에 나눠 장독, 곳간, 헛간, 방 등에 놓아 둔다. 대문과 벽, 곳간 등에도 뿌렸다. 팥죽의 붉은 색이 잡귀를 몰아내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팥은 건강에도 좋다. 비타민 B1이 많이 함유돼있어 각기병을 비롯해 수많은 질병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동지팥죽의 유래와 효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동지팥죽의 유래


▲중국 요순(堯舜)시대의 유래=동짓날 팥죽을 쑤면 팥죽을 문에다 뿌리는 풍습이 있다.

이 풍습의 유래는 중국 요순시대에 형벌을 맡았던 공공(共工)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공공에게는 재주 없는 못난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귀(疫鬼)가 됐다. 그 아들이 살아 있을 때 붉은 팥을 두려워해 팥죽을 쑤어 역귀가 집안에 발을 못 디디도록 붉은 팥죽을 문에 뿌린데서 유래한다.

팥은 옛날부터 그 빛깔이 붉은 데서 모든 잡귀를 쫓는 데 사용돼왔다. 동지의 팥죽은 역신만을 쫓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 있는 모든 잡귀를 쫓는 데 있다.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적셔 집안 대문을 비롯해 담벽이나 마당에까지도 뿌리며 동구(洞口)에 있는 신목(神木)에도 금(禁)줄을 치고 팥죽을 뿌려 마을에 있는 잡귀까지도 쫓아내었다. 그러나 그 해 집안에 괴질(怪疾)로 죽은 사람이 있으면 팥죽을 안 쑤었다.

정월 설날에 떡국을 먹고, 한 살 더 먹었다고 하는 것처럼 동짓날에 팥죽을 먹고도 한 살 더 먹었다고 하는 까닭은 고대에 동지를 설로 삼았던 유풍(遺風)에서 나왔다.

역경(易經)에서 태양의 시작을 동지로 보고 설을 삼았다. 중국의 주나라에서는 11월을 정월로 삼고 동지를 설로 정했다. 당나라 선명력(宣明曆)도 11월 동지를 역(曆)의 시작했다. 신라도 당나라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고, 고려도 건국이후 같은 역법을 썼다. 그 풍습이 전래돼 팥죽을 먹고도 한 살, 떡국을 먹고도 한 살 더 먹는 것이다.

▲신라시대 불교적 관점에서의 유래=신라 시대의 이야기다. 젊은 선비가 살았는데, 진실했으나 집안이 궁핍했다. 어느날 과객이 찾아와 하룻밤 묵어가고자해 쉬어가게 해줬더니, 다음날 새벽 길을 떠나기 앞서 그 과객은 선비에게 서로 친구가 되자고 했다. 이후로 그 과객이 선비에게 종종 찾아와 내년에 벼를 심으라 하면 벼가 풍년이 들고, 고추를 심으라 하여 고추를 심으면 고추농사가 풍년이 되는 등, 수년간 많은 재산을 모으게 해 그 선비를 부자로 만들어줬다.

이상한 것은 그 과객이 늘 한밤중에 찾아와서는 새벽 닭이 울면 사라졌다. 주인인 선비는 재물은 남 부러울 것 없이 모았으나, 세월이 갈수록 몸이 야위더니 마침내 몸이 아파왔다.

병색이 너무나 심하게 짙어지자, 그 선비는 어느 스님에게 물었는데, 스님은 그 과객에게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 고 물어보라 했다. 시키는 대로 했더니 그 과객은 백마의 피를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젊은 선비는 스님의 말씀을 새겨 들은 후로 점점 그 과객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선비는 자기 집의 백마를 잡아 온 집안 구석구석 백마의 피를 뿌렸더니 친절하던 과객이 도깨비로 변해 도망을 가면서 선비에게 저주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선비의 건강은 좋아졌다. 그런데 해마다 동짓날이면 이 과객이 잊지않고 찾아오는지라 젊은 선비가 스님에게 ‘해마다 백마를 잡아서 피를 바를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방도를 묻자 스님이 팥물이 백마의 피와 빛깔이 같으니 백마의 피 대신 팥죽을 쑤어 그것을 집에 뿌리라고 했다. 이것이 동짓날 팥죽을 끊이는 유래로 전해지고 있다.


◇팥의 효능

팥은 당질과 단백질이며, 당질 중에는 특히 전분이 34%로 많이 함유돼 있다. 단백질함량도 20% 내외로 높은 편이지만 영양가는 콩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팥은 검은색, 붉은색, 갈색, 흰색, 얼룩색으로 다양하며 붉은색이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팥의 전분질은 섬유질에 쌓여 있어 혀에 독특한 감촉을 주며 당질중에는 특히 전분이 34%로 많이 함유돼있고 단백질 함량도 20%내외다 .

팥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팥의 성분은 단백질, 지방, 당질, 회분, 섬유질 등과 비타민 B1이 다량으로 함유돼있어 각기병의 치료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팥을 삶아서 먹으면 신장염을 낫게 하고 당뇨병에는 팥, 다시마, 호박을 삶아 약간 매운 듯하게 먹으면 좋다.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사람은 팥꽃의 즙을 내 바르면 주근깨를 없애주고, 설사를 멈추게도 하며 비만증과 고혈압의 예방 치료제이기도 하다. 40대 이후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팥에는 소변에 이롭고, 수종을 가라앉히고 염증을 없애주며 주독을 풀어주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 또 몸이 비대한 사람이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몸이 여윈 사람이 먹으면 몸이 튼튼해지는 묘한 작용도 있다.

팥에는 비타민 B1이 많이 들어 있다. 체내에서 비타민B1이 부족하게 되면 각기병을 비롯해서 신경, 위장, 심장 등에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특히 비타민B1은 신경과 관련이 깊어, 부족하면 식욕부진, 피로감, 수면장애, 기억력감퇴, 신경쇠약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팥은 이러한 중세와 질병의 예방과 퇴치를 위해 좋은 식품이며,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 정신근로자나 수험생 등에게 좋고, 신장병, 당뇨병에도 유효하다.

부종에는 뽕나무 삶은 물에 팥을 달여 수시로 마시면 효과적이다. 또 과음으로 인해 구토가 심할 때에는 팥을 달여 그물을 자주 마시면 빨리 낫는다. 각기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팥과 율무쌀을 8대2의 비율로 넣고 삶아 설탕을 조금 넣어 하루에 세 번씩 꾸준히 먹으면 치료에 도움된다 .


증상별 치료법…

▲신장병= 붉은 팥만 푹 끓여 잘 식힌 다음, 국물과 팥을 먹는다.
▲각기병= 붉은 팥 160g 마늘 80g 대추 살 80g 을 함께 넣고 진하게 졸인 것을 하루양으로 해 2회에 나눠 마신다.
▲부종= 삶은 팥만 주식으로 먹는다.
▲변비= 팥과 다시마를 함께 넣고 삶아서 설탕을 섞어 먹는다
▲빈혈= 팥은 혈액을 증가시키는 철분과 함께 비타민 B1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에효과가 있다. 삶은 팥은 그대로 먹고, 국물은 벌꿀을 조금 넣어 여러 번 마신다.
▲숙취= 맛을 내지 말고 삶은 팥물을 많이 마신다.
▲암내= 겨드랑이를 미리 씻고 팥밥을 뭉쳐서 뜨거울 때 겨드랑이에 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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