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至] 동..동 띄운 새알심의 팥죽 지..루한 긴~ 밤 달래볼까

[冬至] 동..동 띄운 새알심의 팥죽 지..루한 긴~ 밤 달래볼까

설 다음으로 경사스러운 날 풍습 ‘다양’ 예부터 나이만큼 새알심 먹고 책력 선물

  • 승인 2006-12-20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오늘 ‘애동지’ 팥죽 대신 시루떡 드세요


오늘이 무슨 날인 지 아시나요? 바로 일년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짧은 동지(冬至)랍니다.

동지는 예로부터 ‘아세’또는‘작은 설’ 이라고 부르기도 했지요.

옛날에는 설 다음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옛말에 ‘동지를 지내야 한살 더 먹는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살 더 먹는다’ 라는 말이 오갔습니다.

동짓날 어머니께서 정성스럽게 쑤어준 팥죽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 없으신가요? 아마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요즘은 일부러 팥죽을 쑤어 먹는 가정을 찾아 보기가 어렵습니다. 팥죽 맛을 보려면 전문 죽집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 됐지요. 그래도 팥의 효능이 건강에 좋다고 소문난 덕에 팥죽을 찾는 웰빙족도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동지가 되면 꼬박 꼬박 전래된 고유의 미풍양속을 이어 팥죽을 손수 쑤어 식구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먹는 광경을 심심찮게 발견 할 수 있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짓날은 양력 12월 22일이지만 음력으로 따져 11월 초순이면 ‘애동지’, 중순이면 ‘중동지’, 하순이면 ‘노동지’ 라고 하는 것 아시나요? ‘애동지’ 가 드는 해는 춥고 노동지때는 춥지 않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답니다.

바로 올해는 ‘애동지’가 든 해이지요. 애동지를 ‘아기동지’또는 ‘오동지’라고도 한답니다.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애동지때 팥죽을 쑤어 먹으면 아이들에게 병이 들거나 피부에 부스럼이 생긴다하여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어서라고 하네요. 대신에 팥시루떡을 해서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동지때 음식과 풍습은 이밖에도 많더군요.

옛날 속담에 ‘단오 선물은 부채 , 동지선물은 책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지 때 책력을 많이 나누어 줬다는 것이지요.

조선시대 천문지리학등의 사무를 맡아보던 관청인 관상감에선 동지때 다음해의 달력을 만들어 모든 관원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하네요. 또 동지무렵 제주도에서는 귤과 감자를 진상으로 올렸고, 함경도에서는 메밀국수로 냉면을 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궁에서는 동지 음식으로 우유로 만든 타락죽을 공신에게 내려 약으로 썼다는 기록도 보입니다.

동짓날 불가에서는 팥죽불공을 올려 선령에 대한 사귀가 침범치 못하도록 했다고도 하네요. 마을의 오래된 느티나무에 새끼를 두르고 팥죽을 끓여 제를 지내면 마을의 수호신이 지켜 준다는 민간풍속도 전해져 옵니다. 동짓날 뱀 사(巳)자를 거꾸로 붙이면 악귀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풍습도 있었고요.

동지때 흔히 먹는 음식은 수정과, 동치미,신선로 등이 있었으나 그중에서도 팥죽은 반드시 쑤어 먹었습니다.
팥죽에는 찰떡을 새알같이 만들어 넣어 먹었는데 이를 ‘새알심’이라고 부른 것 아시죠?

이 새알심을 자기 나이만큼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군요. 동짓날에는 팥죽을 먹으면 감기를 앓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읽는 전래동화인 ‘팥죽할멈과 호랑이’에도 팥죽이 나타나듯 동짓날 먹던 팥죽은 우리네 민초들의 삶에 깊이 스며 있던 문화였던 셈입니다.

한가위 때 보는 달은 풍요롭게 보이는 데 왠지 동지때 보는 달은 차가워 보입니다. 동짓날 즈음의 날씨가 쌀쌀해서 일까요.

동지를 맞으니 요즘 TV드라마를 통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황진이가 읊었다는 시조 한수가 떠오르는 군요.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춘풍 니불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애틋한 시상(詩想)이 마음을 애리게 하네요.
오늘 가족과 함께 동지의 풍습을 새겨 보는 것은 어떨는 지요?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법관 후보에 대전지법·고법 법관 3명 추천
  2. CJ그룹과 자회사 TVING, 동성애 미화 .조장하는 드라마 방영 계획 철회 촉구 규탄 기자회견
  3.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 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 맞아 특강
  4. "행정수도는 내게 맡겨" 세종시 19명 사무관, 공직사회 첫 발
  5. 9월 어류 3000마리 폐사했던 대전천 현암교 총대장균군 '득실'
  1. [사설] 스마트팜 청년농 육성… 정착 지원도 중요하다
  2. 대전과학기술대-청년내일재단 '지역청년 자립과 지역정착' 맞손
  3. [사설] 예산 정국 곧 돌입, 지역 현안 챙겨야
  4. 대한민국 최초 빠델 경기장, 대전 유성 봉산동에 오픈
  5. 정년 65세 시대 개막… 지역 경제계는 '기대반 우려반'

헤드라인 뉴스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동네마다 새롭게 생기던 대전 커피음료점이 한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지역 상권 곳곳에 잇달아 문을 열면서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했고, 저렴함으로 승부를 보는 프랜차이즈 커피음료점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7월 기준 3213곳으로, 1년 전(3243곳)보다 30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커피음료점은 매년 급증해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던 2020년 7월 2415곳에서 2021년 7월 2731곳으로 증가..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 발표에 대전 상장기업들의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전망치가 위축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기대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전에 위치한 알테오젠의 주가가 이날 오전 장중 40만 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1년 전 보다 약 598%가량 급등한 수치다. 장이 마감하는 오후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약세로 돌아서며 3.5% 하락한 채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상승세는 여전..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소진공이 발행하는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이 심각하다는 지적과 티메프(티몬·위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률 저조, 수요가 급증한 백년가게 사업 예산을 줄였다는 비판 등이 쇄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경기 의정부 갑)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며 부정유통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건수 대부분이 지류 상품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2023년 적발 액수만 1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