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가득 茶

입안가득 茶

  • 승인 2006-11-23 00:00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전 대표 찻대전 대표 찻대전 대표 찻대전 대표 찻대전 대표 찻집을 찾아…


다도(茶道)는 우리 조상들이 섬겼던 사람에 대한 예(禮)의 표시였다. 엄격한 규율로 연상되기도 하지만 요즘 ‘차 마니아’는 은은한 향이 좋아 차를 찾는다. 찻집을 가는 이유는 좋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다. 대전 도심과 인근에도 좋은 전통 찻집이 늘고 있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 인근에는 청청현, 다선일향, 차야, 호중일월장 등이 밀집, 특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외곽에도 신성동사무소 근처의 크림티, 둔산동 법원 앞 쪽 다향산방, 논산 연산의 파평윤씨의 종가집 근처 ‘초연당’ 등이 있다. <편집자 주>

가정집서 갤러리풍 찻집으로
정원 아름다워 결혼식까지…

청청현


▲‘푸르다 푸르다 못해 검다’라는 뜻을 지닌 ‘청청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청청현(☎254-2998)은 지난 96년 대전 지역 최초로 도심 속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찻집으로 탄생했다.

실외, 정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우리나라 야생화를 볼 수 있으며 실내에는 동`서양의 앤틱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청청현은 가정집을 개조한 찻집으로 현 대표인 한강현(33)씨의 어머니가 문을 열었다.

한 대표는 “어머니가 처음에는 이 집을 가정집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샀지만 살아오시면서 수집하신 소품들을 대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어 갤러리 같은 찻집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 찻집은 아름다운 인테리어만큼이나 분위기도 아늑하다. 그래서 맞선을 보는 고객들이 많다. 이곳에서 맞선 본 남녀들이 결혼까지 이어져 나중에 아이까지 데리고 찾아오기도 한다.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단골손님이 있었어요. 정원이 아름답다고 이곳에서 하우스 웨딩을 하고 싶다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결국 이곳에서 결혼식을 멋지게 해 냈지요”라며 한 대표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은 외형적으로도 사로잡지만 더욱 마음을 끄는는 것은 밀크티의 향기다. 청청현의 문을 열자마자 그윽한 홍차의 향이 서늘한 11월을 따뜻하게 변화시켰다. 이 집의 밀크티는 인도 히말라야 산지에서 구입한 홍차의 원액에 신선한 우유와 꿀이 첨가된다.

그래서 인지 홍차의 향기가 남다르다. 밀크티를 담아내는 찻잔, 또한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거다. 본차이나의 고향인 영국에서 직접 공수했다.

여기에 국내 토종 야생 꽃차도 선보이고 있다. 야생 꽃차는 그 아름다움과 향기로 마시는 이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할뿐 아니라 우리 몸에 에너지를 준다.

한 대표에게 야생 꽃차의 효능을 묻자 “감잎차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이뇨작용에 효과적이고 설아차(naomi,보리싹)는 노화억제`콜레스테롤 저하와 암예방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대답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 따뜻한 차 한잔으로 귀족적인 여유를 청청현에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주인장 모든茶 까다롭게 직접 골라
문예강좌에 스님들 ‘미팅’ 장소인기


다선일향


▲‘차와 신선은 같은 향기’ 다선일향=대전시 중구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 앞 건물 3층에 자리한 전통 찻집 ‘다선일향(茶仙一香`·☎255-4272)’. ‘차와 신선은 같은 향기’라는 뜻이다. 즉 신선놀음에 빠져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선방(禪房)’에 온 듯한 오묘한 느낌을 갖게 해 준다.
한 켠에는 거문고가 있고, 다른 한 쪽에선 차(茶) 마니아들이 무슨 얘기에 심취한 듯 연신 찻물을 내리고 있다. 이 집이 갖추고 있는 차는 대략 100여종. 우리나라와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주인 이기석 씨는 “그냥 차가 좋고 사람과 만남을 즐기기 때문에 찻집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 이상의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다. 주인장은 좋은 차 맛을 위해서라면 어떤 정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선 차는 수입상을 통하지 않고. 반드시 직접 골라 구입해 온다. 대부분이 단골손님이지만 요즘은 20~30대 청년층들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인심도 후하다. 딱히 가격을 매겨 놓았지만, 주인장 맘대로 ‘공짜’로 나오는 차도 적지 않다.
이곳은 벌써 개업한 지 4년이 돼 주변 암자와 도심 사찰 스님들의 ‘미팅’ 장소로 이름이 나 있다. 스님들이 딱히 다른 장소에서 만나기가 쑥스럽기 때문이다. 다선일향에선 매일 마다 문예 강좌가 있다. 가야금, 거문고 등 우리 음악을 익히는 배움터 역할을 하고 누구나 흥에 겨우면 노랫가락을 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감잎·뽕잎차 등 고유의 차로만 채워져
매주 한번씩 茶 마니아들 시식·토론회

차야

▲ 차 들판, 차야(茶野)=다선일향 옆쪽에 자리한 차야(茶野`·☎223-2320)는 오픈한 지 6개월 밖에 안됐다. 이 곳을 개업한 사람은 예전 ‘도솔천’과 ‘예지’라는 전통 찻집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간판 이름인 차야는 ‘차밭’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언제나 풋풋한 향이 우러나오는 차밭을 도심 한 복판에서 느껴보자는 소리다.
이 집은 다른 찻집과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차를 많이 팔고 있다. 감잎차, 뽕잎차, 작설차 등 우리 선인들이 즐겨 찾던 종류다. 이 곳에선 매주 1번씩 차 마니아들이 모여 시식 및 토론회를 갖는다. 보통 10여명 이상씩 모여 다양한 국산과 중국산 차에 대해 품평을 한다. 주인장 이지연(32)씨는 “습한 차를 마시거나 숙성되지 않은 차를 내려 먹게 되면 마음이 답답하고 기분이 안 좋다”고 말했다.
차 마니아들 대부분은 한 자리에 앉으면 기본이 3~4시간 .1ℓ물을 그냥 먹기는 벅차나 차로 우려내면 쉽게 먹는다 약수터를 수소문해서 물을 길어온 뒤 차 맛을 제대로 내는지 일일이 시험해보고서야 사용한다. 차 마니아들은 혼자 차를 즐긴다. 주인장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공감대를 이룬다. 그래서 주인과 손님이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이 집만의 자랑이다.

대나무잎 발효 中 대표차 ‘보이차’전문점
중국 국빈 예품용 ‘자차자호’ 다기 구경도

호중일월장


▲차안에 우주를 담는다 ‘호중일월장’=중국의 술에 마오타이주가 있듯이 중국의 차에 보이차가 있지만, 아직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은 아니다. 때로는 보이차와 보리차를 혼동해 ‘그거 보리차 아니냐’ 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요즘 보이차를 알고 있거나 즐기는 사람들이 웰빙물결을 타고 늘어나고 있다.
보이차는 차나무 잎을 오랫동안 발효시킨 것을 말한다 현재 서울 6곳과 지방 2곳에 ‘지유명차’나 ‘호중일월장’의 이름으로 누구든지 찾아가 차를 마실 수 있는 집회소이자 판매소이기도 한 공간이 있다. 운영은 공동으로 한다. 대전에도 지난 7월 보이차 전문점 ‘호중일월장(壺中日月長`☎320-5634)’이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는 중국에서 국빈 예품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자차자호(紫砂茶壺)’라는 다기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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