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자부하는 우리는 ‘파티시에’

최고를 자부하는 우리는 ‘파티시에’

  • 승인 2006-11-01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얼마전 TV드라마 ‘삼순이’얼마전 TV드라마 ‘삼순이’얼마전 TV드라마 ‘삼순이’로 우리에게 알려진 ‘파티시에(patissier)’. 불어로 파티스리(patisserie)는 케이크, 쿠키, 파이 등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제과와 초콜릿, 아이스크림, 사탕 등을 모두 총칭하며, 이러한 파티스리를 만드는 전문가를 파티시에라고 한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파티시에들은 전문가로서 자부심과 일에 대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빵이 좋아 빵을 만들게 됐다’는 파티시에들의 노력은 맛있는 빵을 굽기 위한 노력으로 묻어난다. 대전을 대표하는 파티시에로, 지역 특유의 빵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열정이 아름답다. <편집자 주>



“50년 전통.명성 이어가야죠”


성심당 이석원 제과사업부장
최연소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 취득
맛있다 한마디면 힘든 것도 ‘눈녹듯’
지역 특유의 빵 개발하는 것 작은 소



“어릴적부터 먹고자란 성심당 빵의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최고라는 명성을 이어가야죠.”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지역의 대표 제과점 성심당의 이석원(32·사진) 제과사업부장은 성심당의 최고 맛과 품질을 이어가는 장본인.

대전이 고향인 그는 고교 1학년때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해 15년동안 빵을 만들어온 중견 파티시에다. 전국의‘파티시에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성심당에서 빵을 만든지 12년이 넘었고, 현재는 그 밑으로 50여명의 파티시에들이 하루 6000여개의 빵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의 어엿한 자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노력은 눈물겹다. 전문대학을 중퇴하고 동네의 작은 빵집에 취업을 했지만, 노동강도가 강해 육체적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중간에 여러차례 ‘포기’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난 1994년 성심당 입사이후 프랑스, 일본 등 선진제과를 통해 바라본 제과문화는 그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밤잠을 설치는 노력끝에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국내에서는 최연소‘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을 취득하기에 이른다.
성심당은 파티시에들을 위해 시설투자와 교육에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다. 1년이면 3~4차례 선진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외국의 유명 파티시에들을 모셔와 배우기도 하는 등 기회가 많아 이석원 부장은 이를 잘 활용했다.

“파티시에들은 학력도 출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노력에 따른 실력
이 중요해요. 성심당에 근무하면서 실력으로 승부하고자 머릿속으로는 항상 새로운 빵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죠.”

일본 제과에 관심이 많은 이 부장은 매년 2~3차례 일본에 건너가 현지 구석구석 제과점들을 찾아다닌다. 젊은 감각에 맞춰 일본의 변화되는 빵을 배워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킨다.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한 50년 전통의 성심당 고유의 맛과 젊은이들의 감각까지 모든 입맛을 잡아야 하는 만큼 그의 어깨가 무겁다.

이 부장은 “내가 만든 빵을 놓고 고객들이‘맛있다’라고 칭찬해주는 말 한마디로 그동안의 어려움이 말끔히 해소된다”며 “우리나라, 우리지역 특유의 빵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맛있는 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빵에 건강을 담아 구워요”


유성호텔제과 김진성 조리장
호밀 쌀가루 등 활용 ‘건강식사’ 만들어
17년 경력 베테랑… 무스케이크 수준급
수준 높은 고객입맛 맞추려 휴일도 반납



국내 제과 분야의 최고급이라 손꼽히는 분야는 호텔제과다. 지역에서는 유성호텔 제과가 오랜 역사와 최고의 맛으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곳 제과의 맛과 분위기를 선도하는 김진성(37·사진) 조리장은 17년 동안 빵을 만들어 온 베테랑.

호텔제과는 판매보다 호텔 뷔페의 디저트를 담당하는 위치가 크다. 양과, 푸딩 젤리 등 수준 있는 제과를 해야하는 만큼 실력도 대단하다.

김 조리장은 22세의 나이에 서울 뉴욕제과에서 처음 빵을 배우게 된다. 정통 제과학교나 학원이 없던 시절 ‘빵을 먹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는 제과점에서 무급으로 1년간 기술을 배웠다. 기성상품이 없는 상태에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새벽 4시면 출근해 다음날 새벽 1시까지 2~3시간의 취침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종일 제과를 배웠다.

“요즘처럼 학교나 학원이 없는 상태에서 빵을 배우기 위해서는 유명 제과점을 직접 찾아 공부를 해야 했다”라고 회상하는 김 조리장은 말 그대로 몸으로 기술을 익혔다. 그는 10여년전 유성호텔에서 제과를 하면서 본격적인 호텔제과에 입문하게 됐다.

소비자와 1대1로 만나는 일반 제과점과 달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질 높은 호텔 제과는 수준 높은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 조리장은 매일 아침 밥을 거르고 빵을 먹는다. 자신이 만든빵을 직접 시식하고 맛에 만족해야만 소비자들에게 내놓는다. 그는 매달 탄생석과 연관지어 테마 케이크를 만드는 한편 일반 밀가루가 아닌 호밀, 쌀가루, 해바라기씨 등을 활용한 ‘건강 식사’를 만들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트레이드마크는 무스 케이크다. 지역에서는 생크림 케이크가 일반화됐던 시절 무스케이크의 시도는 신선했다. 뽕 나무 열매인 오디, 솔잎, 녹차가루, 인삼 등 천연재료 들을 이용한 무스케이크는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지금은 유성호텔 제과를 대표할 만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만큼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쏟으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고 자부하는 김 조리장은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말한다. 단순히 먹거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최고의 질과 최고의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빵’을 통해 유성호텔 제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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