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食神 VS 劍神60년

48년 食神 VS 劍神60년

  • 승인 2006-10-26 17:40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우리시대의 달인, 혹은 명인들의 삶은 전문성과 함께 한 우물만을 평생 파온 인생이다. 설령 그것이 재산과 명예를 가져다주지 않아도 그들의 명인정신은 오직 외길 삶이다. 때문에 그들이 스쳐갔거나 아직도 진행중인 분야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소리없이 조용한 진정한 달인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 주위에서 흔하디 흔한 분야일지는 몰라도 그들의 세계를 살며시 엿봤다. 한평생을 바쳐온 달인들은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란 신비감에 들떠서 말이다. <편집자 주>




대전의 맛은 ‘한식’ 세계화 한길


곤궁했던 50년대 식문화 개선 첫발
“지역특화 상징음식 복원 대중화돼야”





▲요리의 달인 신명철 대
전문화요리제과 직업전문학교 이사장=500년 전 조선 중종 시절. 대장금은 요리 하나로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우뚝 선 대표적인 인물이다.

궁중요리의 대가로 얼마 전 안방 극장에서 뜨거운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대장금의 열풍으로 우리나라 요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동안 외국 패스트 푸드의 상륙으로 빛을 잃어가던 전통 요리가 우리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지역에서도 한식 요리의 대가가 있다.

바로 신명철(67) 대전문화요리제과 직업전문학교 이사장.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요리의 달인이자 명인이다. 신 이사장의 요리 인생은 1958년 농촌진흥원 생활개선 계장 시절부터 시작된다.

당시 먹을 거리가 부족했던 정부는 새로운 식문화 개선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먹거리 개발이 한창였다. 이 때부터 요리에 눈을 뜨게 된 신 이사장은 요리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생각에 일본, 중국, 유럽 등을 돌며 다양한 음식 문화를 배워왔다.

그래서 1984년 궁중요리의 대가인 왕준련 씨로부터 요리 교육을 전수받고 한편으론 음식 선진국인 일본에 가 화가산 요리학원과 일본과자 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체계적인 지도를 위해 마침내 1987년 문화요리학원을 중구 대흥동에 내 후학들을 양성해오고 있다. 현재는 둔산동 시청 주변에 단독 건물로 요리제과 직업전문학교를 냈다. 기업형 학원으로 급성장, 지역 요리 문화계를 쥐락펴락하는 원로가 됐다.

맛의 기본은 노하우다. 어떤 양념과 야채를 써 입맛을 돋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은 정량화된 식품들이 많이 나와 요리학원에서도 이를 가져다 쓰지만 진짜 요리의 대가가 되기 위해선 직접 음식의 배합비율을 따지며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신 이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그는 요즘 대전의 대표 음식을 만들어내 이를 대중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분주하다. 대전하면 떠오르는 특화된 대표 음식이 마땅치 않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구즉 묵, 보리밥, 인삼삼계탕 등 여러 음식이 있지만 대전의 대표 음식은 아무래도 정갈한 반찬이 중심이 되는
한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고유의 입맛을 내는 식단 개발 및 복원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조리개발원(가칭)’ 같은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 요리학원의 경우 수익성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연구 기능보다는 실습 위주로 진행돼 이 같은 일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리개발원은 세계화 시대 및 지방 분권 시대에 우리의 대표 음식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신 이사장은 말했다.

한국조리사회 대전충남지회장, 대전엑스포 향토음식 분과위원장, 대전시 식문화연구회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공인8단’ 진검은 진심에서부터


44년부터 검도외길 지역대표 최고수
“깨달으며 전진… 우리 인생사와 같아”





▲검도의 달인 김낙권 교사(敎士)=‘아얏 머리, 손목, 허리!’칠순을 훌쩍 뛰어넘은 노인이 20대 청년과 맞대결을 펼쳐 날렵한 허리치기로 한판승을 얻어낸다.

대전지역 검도계의 최고수 중 한명인 김낙권(76) 교사(敎士)의 ‘칼바람’은 한마디로 기가 막힐 정도로 날카롭다. 여든을 눈앞에 뒀지만 꼿꼿한 허리, 독수리의 눈과 같은 매서움이 상대방의 기를 단번에 제압한다.

교사란 대한검도회의 공인 최고단인 8단을 의미한다. 대전과 충남에선 단 2명. 전국에서도 30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

김 교사가 검도에 입문한 것은 지난 1944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일본 후쿠오카 초등학교에서 부터다. 일제 시대 부모가 일본으로 건너갔던 것이 계기가 돼 학교 체육 시간에 일본 검도를 접하게 됐다.

그 후 60년간을 검도와의 사랑에 푹 빠졌다. 그래서 인지 김교사는 마음이 젊다. 아직도 젊은 층과 대련하고 얘기하면서 청춘을 찾아가고 있다.

교도관 생활을 하던 1959년부터 김 교사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충남경찰 대표선수로 위상을 떨치기도 했다. 교도관 대회 10회, 전국체전 3회, 경찰청 대회 2회. 이충무공탄신 기념대회 2회, 전국체전 감독 2회 등 선수와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동신중학교 코치시절에는 소년체전에서 우승으로 이끌었다. 현재도 대한항공연구소 지도사범으로 그의 진검 솜씨를 전수하고 있다.

김 교사는 “지금도 공인 4~5단과 붙어도 너끈히 이겨낸다”며 “검도는 기 싸움과 정신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의 검도 애찬론은 단 한마디로 요약된다. “한번 해보면 안다”라는 짧은 말이다. 새벽 시간에 검도관에 나와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상대방과의 대련을 통해 흐트러진 정신력을 집중하고 승부감을 만끽 하는 시간은 그 어떤 금은보화와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김 교사의 자랑이다.

검도가 일본 무술이라는 일각의 얘기에 대해 그 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한다. 원래 검도는 삼국시대 ‘격검’이란 표현자체가 우리 민족의 고유 무술였다고 설명했다. 고구려 시절 만주벌판을 주름잡았던 연개소문, ‘안시성의 영웅’ 양만춘 장군 등도 희대의 최고 무사들였다는 게 김 교사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검도는 수학적인 공식과는 다르다고 그는 말한다. 배우면서 차차 깨닫고 그러면서 진전이 있는 것이다.바로 우리 인생사와 똑 같다. 김 교사는 그래서 제자들에게 검도를 운동 이상으로 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검도는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난다’ 라고 한다. 김 교사는 “실제로 경기 때에도 예를 하고 경기를 시작하고 경기를 끝내고도 예를 하고서야 돌아서는 것이다. 예의가 빠지면 검도는 그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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