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무지개 계단을 걷는다

가을산, 무지개 계단을 걷는다

빨간 단풍… 노란 은행… 푸른 소나무… 쪽빛 하늘…

  • 승인 2006-10-19 17:12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가을이다. 산행의 재미를 만끽할수 있는 계절이다.

오색 융단을 깐 듯 울긋불긋한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가을 산은 가던 발걸음을 산으로 재촉하기에 충분하다.
산행을 떠
▲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에 자리한 팔봉산. 정상에 오르면 서해안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에 자리한 팔봉산. 정상에 오르면 서해안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나보면 건강은 ‘덤’으로 찾아온다.

등산 예찬론자들은 산에 오르는 만큼 건강은 비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을 쪼개 산을 오르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면, 게다가 그곳이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않기를 바란다면 정답은 바로 용봉산, 팔봉산, 흑성산, 진악산에 있다.

충남에 위치한 이들 산은 대전에서 불과 1~2시간 거리지만 울창한 숲과 가을의 향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산행길 기암괴석의 비경




▲용봉산= 홍성에 있는 용봉산(381m)은 도시인들이 번잡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서해안 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홍성읍내로 들어서 609번 지방도를 타면 홍북면 진입로로 들어선다. 특히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나 홍성군으로 들어가는 국도의 전경은 차가 적고 주위의 풍광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적격이다.

용봉산의 아름다움은 꾸미지 않은 곡선의 자연스러움이다. 일단 용봉산 능선 길에 오르면 제멋대로 휘어져 나름대로의 멋을 내고 있는 소나무와 곳곳에 널려
진 큰 바위가 멋스럽다.

멀리 바라보이는 바위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데 그 자연스러운 멋은 절정에 이른다. 또한 용봉산의 노적봉을 거쳐 악귀봉을 지나면 암석들은 많이 줄어들고 완만한 수암산으로 이어지는데 그 풍경은 마치 낙원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

용봉산은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돼 곳곳에 정자며 쉴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다. 오래된 입석 불상과 마애불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등산로는 용봉초에서 미륵불, 산제당봉, 악귀봉, 마애석불, 병풍바위, 구륭대를 거치는 A코스와 용봉초를 출발해 미륵불, 산제당봉, 악귀봉, 마애석불, 용봉사를 거쳐 주차장으로 향하는 B코스가 있다.



서해안 절경 한눈에 조망




▲팔봉산=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에 자리한 팔봉산은 서해안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해발 361.5m의 낮은 산이지만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기자기하면서도 가파른 암릉 코스가 유명해 전국 각지의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정수암지를 비롯해 천제터 등의 문화유적 흔적들이 즐비하다. 이를 미루어 사찰이 존재했고 마을의 중요행사가 이루어 졌음을 추정해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가족과 함께 팔봉산을 찾는 등산객도 많다. 팔봉산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제 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돼 있어 등산의 재미를 한 층 더한다.

흔히 알려져 있는 등산코스로는 노적봉~운암사터~구름사다리~천제터~헬기장~상봉~젓가락바위~산이고개~서태사~대문다리(검문소)다. 비록 예쁜 노을이나 새떼는 없지만 코스 길목마다 연출되는 기암괴석의 비경이 산행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팔봉산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로 빠져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으로 향하다 어송리에서 팔봉면사무소로 들어서면 팔봉산 입구가 나온다.

주변관광지로는 새의 보금자리인 고파도 해수욕장과 오염되지 않은 서해안 갯벌 가운데 하나인 벌천포 해수욕장 등이 있다.



단풍으로 온산 붉은물결




▲진악산= 금산군과 충북 옥천군 사이에 솟아있는 진악산은 장엄한 산세와 울창한 숲으로 이름이 높다. 가을의 진악산은 단풍 때문에 말 그대로 산이 온통 불타오른다.

특히 행정구역상 금산군 제원면 신안리와 군북면 두두리에 걸쳐 있는 진악산은 단풍나무와 기암괴석, 소나무가 어우러져 장엄한 풍광을 만들어내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등산객이 몰려든다.

남쪽산중에는 신라 26대 진평왕 5년인 무염선사가 창건한 고찰로 신안사라는 사찰이 있다.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이 충북 영동군 양산면에 있는 영국사에서 수학할 때 이절에 가끔 들러 유숙했다고 전해지는데 주위 환경이 산자수명하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해 신안사(身安寺)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제원면 소재지에서 2㎞쯤 산행을 하다보면 계곡에서 흐르는 맑고 깨끗한 시냇물과 기암괴석이 보이는데 마치 이 모습은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 입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아름답다.

골짜기에 있는 길안(吉安), 장선(長仙)등의 산촌은 속세를 떠난 듯 그 이름 부터가 시적(詩的)인데 산초나무가 유난히 많아 등산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경부고속도를 타고 가다 옥천 IC에서 금산으로 향하다 제원방면으로 향하면 진악산 입구가 나온다.

주변관광지로는 충남에서 가장 높은 서대산과 대둔산의 아름다운 절경이 한 눈에 보이는 진산자연휴양림과 인삼랜드 등이 유명하다.



‘피톤치드’ 몸.마음 상쾌




▲흑성산= 흑성산(해발 519m)은 많은 문화재 흔적과 풍부한 삼림으로 세상사에 찌든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휴식하기에 좋다. 특히 흑성산 정상을 오르는 길목은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동시에 자연의 소중함도 깨우칠 수 있는 곳이다.

동쪽으로는 산방천을 넘어서 은율산이 솟아있고 북쪽으로는 천안시의 진산인 태조봉과 성거산의 모습이 보인다. 또 서쪽에는 마점산 너머로 천안시가 내려다보이는 데 그 수려한 절경은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과 함께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모두 상쾌하게 한다.

흑성산 정상에는 문화유적이 자리잡고 있다. 옛날 석축둘레 2290척, 높이 6척의 성터가 있었다는데 어떤 신비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 하다.

흑성산의 본래이름은 검은산 인데 일제 때 ‘검다’는 뜻을 그대로 옮겨서 ‘흑성산’으로 바꾼 것이다.
풍수지리상 이곳은 서울의 외청룡에 해당되고 금계포란형 즉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의 명당 길지로서 ‘좌우동천승적지’라 했다.

여기서 좌우동천승적지는 석천리와 지산리의 승적골을 말하는데 석천리의 승적골은 5목(덜목, 제목, 칙목, 사리목, 돌목)의 사이에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관광지로는 산세가 수려한 광덕산과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36호 (1999년 12월 28일)로 국가에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외암민속마을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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