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추석 ‘레디 고’

시네마 추석 ‘레디 고’

  • 승인 2006-10-03 17:35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민족 명절 한가위에 어울리는 형용사는 ‘풍성하다’가 아닐까. 영화마을의 한가위도 풍성하다. 올해 추석 극장가는 ‘타짜’ ‘가문의 부활’ ‘라디오 스타’ 등 3편이 삼각균형을 이루며 흥행 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00만 관객을 향해 달리고 있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선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징검다리 연휴까지 합치면 최대 열흘까지, 휴일이 꽤 긴데다 화제작들이 몰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듯. 점점 열기를 더해 가고 있는 한가위 영화마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웃음




가문의 부활

국산 코미디 영화가 명절 강세를 보여 온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조폭 가문
백호파가 손을 씻고 김치사업에 뛰어든다.

어머니 홍덕자(김수미) 회장의 손맛 덕분에 날로 번창하지만 한편에선 가문을 위기에 빠뜨리려는 음모가 진행된다. 여기에 바람둥이 둘째아들 석재(탁재훈)가 딱 걸려든다.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섹스와 성기에 대한 개그가 많아 부모와 함께 볼 경우,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잘 살아보세

나이 드신 부모와 영화를 함께 볼 요량이라면 권할 만하다. 70년대 가족계획을 유쾌한 웃음으로 빚어냈다.

잘 살아보자며 산아제한에 나선 정부는 가족계획 요원을 전국에 파견한다. 출산율 1위의 충청도 산골 마을 용두리에 파견된 현주(김정은)는 마을 이장 변덕수(이범수)를 꼬드겨 출산율 0%
에 도전한다.

피임에 무지해 콘돔을 뒤집어 쓰고 남편이 피임약을 먹는 산골 주민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따뜻하게 웃겨준다.



구미호 가족

꼬리 아홉 달린 여우, 구미호를 소재로 한 코미디 뮤지컬. 인간이 되고 싶은 구미호가 도시에 나타났다. 소심한 아버지(주현), 수컷이 그리운 큰 딸(박시연), 욱하는 성질의 아들(하정우), 귀엽고 요상한 막내(고주연). 구미호 가족은 서커스 장을 열고 간을 빼먹을 인간을 찾는다. 화면 곳곳에 엽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번득인다. 하지만 새로움에 너무 집착하는 바람에 정작 큰 줄기인 드라마를 놓친 점은 아쉽다.



BB프로젝트

‘명절 손님’ 청룽(成龍)이 돌아왔다. 명절 때 보았던 딱 그만큼한 청룽표 액션 코미디. 도박꾼 뚱땅(청룽)은 바람둥이 파트너 난봉(구틴록)과 함께 돈이 되는 거면 뭐든지 훔치는 전문털이범. 둘은 아기를 납치해달라는 갱단 두목의 의뢰를 받고 납치에 성공하지만, 아기를 지키려다 오히려 갱단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서커스를 방불하는 청룽의 액션과 10년만에 청룽과 호흡을 맞춘 위엔바오(元彪)의 모습이 반갑다.




감동




라디오 스타

임백천과 김장훈 최병서 이선희 주현미 박남정 이상은 등등. 이 이름들을 기억하는 중장년층과 궁합이 딱 맞을 영화다.

입으로 웃지만 가슴으로 울다가, “그래, 이게 사람사는 맛이지”하고 공감하게 될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삶의 여백을 쓰다듬는 넉넉한 손길로 이 소박한 영화에 특별한 감동을 담아냈다.

철없던 스타가 좌절을 겪으며 현실을 인정하고 성숙해가는 과정은 뒤로 갈수록 점점 위력을 더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함께 울어줄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라면 권할 만하다. 사형수와 자살중독녀의 만남과 이별이야기 그리고 눈물 뚝뚝 흘리는게 민족의 명절 추석 시즌과 어울리지 않을 듯도 하지만 아름답고 순결하게 그려진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는 오히려 명절에 어울리지 않을까.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연기한 이나영과 강동원을 새로 발견하는 기분도 좋다. 강동원의 열성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영화.



앤트불리

젊은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보기에 아주 좋다. 디즈니 실사영화 ‘애들이 줄었어요’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개미’를 합쳤다. 개미집을 부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루카스. 마법사 개미는 루카스를 개미 크기로 줄어들게 해 개미 법정에 세운다. 개구리에게 쫓기고, 말벌 등에 업혀 잔디 위를 날아다니는 등의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기적인 요즘 아이들에게는 교훈이 될 만한 주제를 담고 있어 금상첨화다.




짜릿




타짜

허영만 원작의 동명만화 중 ‘지리산 작두’편을 스크린에 옮겼다. 화투판에 끼었다가 누나의 사업자금까지 날린 고니는 돈을 되찾기 위해 전설의 타짜 평경장의 도움으로 노름판에 뛰어 든다.

‘범죄의 재구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치밀하고 속도감 있는 연출로 매끈하게 뽑아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김혜수와 타고난 승부사 조승우, 전설의 타짜 백윤식 그리고 서민형 타짜인 유해진의 열연이 눈길을 잡는다. 남자 친구끼리 보기엔 안성맞춤.





야연

중국 블록버스터는 점점 장르화 돼가는 것 같다. 이름을 붙이자면 ‘오리엔탈 뷰티의 극치’ 쯤 될까. 화려하고 세련된 미술, 춤추는 듯한 무술 장면 등 정교한 미장센은 갈수록 아름다움을 더한다.

현재 중국 최고 흥행감독 펑 샤오강이 장쯔이와 대니얼 우를 내세운 ‘야연’도 그런 흐름의 정점에 서 있다. 절대 권력을 둘러싸고 사랑과 욕망, 음모와 배신이 난무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중국 무협드라마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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