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햇-은 다음에 오는 말이 모음으로 시작하거나 첫 자음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이면 해-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햇-으로 사용한다.
그렇다면 그 해에 새로 난 쌀을 가리키는 말은 무엇일까? 원래 쌀은 ㅆ이 단어의 첫머리에 오기 때문에 해쌀로 사용해야 하나쌀에는 ㅂ을 첨가해 햅쌀을 바른 표기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쌀이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시기에는 단어의 첫머리에 ㅂ소리를 가지고 있는 ㅄ이었다.쌀의 어두에 ㅂ소리가 있는 것은 송나라 때 ‘손목’이란 사람이 ‘계림유사’에서 쌀을 보살(菩薩)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ㅄ’에서 ‘ㅂ’이 해의 받침소리로 나는 것이다. 찹쌀(차+쌀), 멥쌀(메+쌀), 좁쌀(조+쌀)’ 등이 그 한 예이다. 그러면 그 해에 새로 난 포도나 포도주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앞의 말대로라면 ‘해포도, 해포도주’라고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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