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장국집에 가면 손님들이 더러 “아주머니 여기 ‘멀국’ 좀 더 주세요!”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말로 ‘말국’이란 말도 종종 쓰인다. 그러나 ‘멀국’ ‘말국’은 표준어가 아니다. ‘국물’이라고 해야 맞다. ‘멀국’은 전라도나 충청지역에서 쓰는 방언(사투리)이고, ‘말국’은 경기, 충북, 경남 지역의 방언이다.
음식물의 ‘국물’은 ‘국, 찌개 따위의 음식에서 건더기(대부분의 사람이 ‘건데기’라고 많이 쓰는데 바른말이 아니다)를 제외한 ‘물’을 일컫는다. 그런데 국에 들어간 고춧가루나 된장, 고추장, 마늘, 생강 다진 것 등을 ‘건더기’라고는 않는다. 그러므로 ‘국물’은 건더기가 우러난 물에 온갖 양념이 풀어진 것을 말한다.
‘멀국’‘말국’ 은 국물과 같은 뜻으로 해석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 말이다. 콩나물국이나 설렁탕, 곰탕의 국물처럼 양념이 들어가지 않은 우러난 맑은 것을 말한다. ‘멀-’‘말-’이 ‘멀겋다’ ‘말갛다’에서 온 것으로 보아 ‘멀국’ ‘말국’은 ‘멀건 국’ ‘말간 국’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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