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식구(配食口)’ 대신에 우리말로 ‘밥 타는 곳’, ‘퇴식구(退食口)’는 ‘식기 반납하는 곳’ 으로 순화용어를 사용하면 좋을 터인데, 이 역시 사대주의 영향이다.
수 년 전 외국에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탔다. 기내 좌석에는 국.학문 혼용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구명동의(救命胴衣)는 좌석(座席)밑에 있음’ 이었다. 이 말을 이해하겠냐고 일행에게 물었다. 그러자 반신반의. 이러한 문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항공사의 한글 이해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내 문구가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로 쓰여져 있다는 얘기다. 이 말을 ‘비상용 의상 자리 밑에 있습니다’ 하면 좋을 것을 말이다.
약국에서 파는 의약품 설명서를 보라. 잘못 사용하면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의약품안내문에 ‘경구 투여 금지’ 라고 적혀 있다. 이를 ‘먹으면 안 된다’ 는 말로 쉽게 적어 놓으면 좋을 것을. 근래 정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국어책임관제’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일본식 한자어나 어려운 외래어로 된 행정, 법률용어를 바른 국어로 순화사용하자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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