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차따라 붕~붕~붕

길따라 차따라 붕~붕~붕

가속페달 밟으며 지친 심신 말끔히

  • 승인 2006-07-27 17:39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비 오는 날에도 눅눅한 기분 ‘훌훌’
굽이굽이 도로 따라 짙은녹음 자태 뽐내
푸른 바다 가슴에 품고 해안선 드라이브





한 때는 청바지에 배낭하나 달랑 메고 무작정 떠나는 게 유행이었죠.

걷다가 힘들면 쉬고, 어두워지면 야영장을 찾아 텐트를 치거나, 근처 여인숙 또는 여관에서 여장을 풀곤 했죠. 당시에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뜻맞는 친구들과 뭐가 그렇게도 재미있었는지 걷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불과 엊그제였는데 요즘은 통 그런 재미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신 애마(자가용)가 튼튼한 두 다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야겠죠. 옛날만큼 호젓한 기분은 아닐지라도 가속페달과 함께 쭈~욱 미끄러지는 기분은 스트레스에 지친 심신을 일순간 말끔히 씻어줍니다.

예년에 비해 길어진 장마철. 국지성 집중호우가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황금빛 태양이 애타게 그리워집니다. 장맛비로 움츠려있던 몸이 쑤셔옵니다. 눅눅한 기분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면….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것도 괜찮은 방법중 하나입니다. 연인과 친구, 가족끼리 멋진 드라이브 여행으로 더위도 물리치고 걱정도 한시름 놓아보자구요.

준비됐나요. 그럼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한적한 도로로 빠져 나가 보세요.
굽은 도로와 아카시아 나무, 단풍나무, 밤나무, 잣나무, 낙엽송들이 도로변에서 반갑게 맞이할 겁니다. 또 갖가지 야생화와 짙푸른 녹음이 자태를 뽐내고, 울창한 나무 숲이 터널을 만드는 길로 접어들면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습니다.

비 걱정은 하지 마세요. 빗속을 즐기면 되잖아요. 비 오는 날, 구름이 산허리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기 마련입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빗물이 나뭇잎에 고였다 떨어지는 모습, 비가 나무에 부딪치는 소리는 도심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아름다움입니다.

여기에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이나 임지훈의 ‘비 오는 날엔’, 조성모의 ‘잃어버린 우산’을 차안에서 듣는다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나 김범수의 ‘비가 와’, 임재범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도 비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노래들입니다.

하지만 과속이나 방심운전은 절대 금물인거 아시죠. 도로를 따라 가는 드라이브가 한 폭의 산수화라면, 해안선을 따라 바다를 가슴에 품고 즐기는 드라이브는 환상 그 자체입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르며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달리는 해안 드라이브는 막힌 가슴을 뻥 뚫어줍니다.

포구마다 드나드는 고깃배, 드넓게 펼쳐진 고운 모래밭은 여행을 중간에 멈추게 합니다. 백사장 한쪽 끝에 서면 저쪽 끝은 지평선 너머로 아스라히 사라져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썰물 때 물이 빠지면 바닷가는 금세 넓은 광야가 됩니다. 이렇게 한참을 달리며 바닷 바람을 맡게 되면 기분은 자연스럽게 업(UP) 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법관 후보에 대전지법·고법 법관 3명 추천
  2. CJ그룹과 자회사 TVING, 동성애 미화 .조장하는 드라마 방영 계획 철회 촉구 규탄 기자회견
  3.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 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 맞아 특강
  4. "행정수도는 내게 맡겨" 세종시 19명 사무관, 공직사회 첫 발
  5. 9월 어류 3000마리 폐사했던 대전천 현암교 총대장균군 '득실'
  1. [사설] 스마트팜 청년농 육성… 정착 지원도 중요하다
  2. 대전과학기술대-청년내일재단 '지역청년 자립과 지역정착' 맞손
  3. [사설] 예산 정국 곧 돌입, 지역 현안 챙겨야
  4. 대한민국 최초 빠델 경기장, 대전 유성 봉산동에 오픈
  5. 정년 65세 시대 개막… 지역 경제계는 '기대반 우려반'

헤드라인 뉴스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동네마다 새롭게 생기던 대전 커피음료점이 한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지역 상권 곳곳에 잇달아 문을 열면서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했고, 저렴함으로 승부를 보는 프랜차이즈 커피음료점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7월 기준 3213곳으로, 1년 전(3243곳)보다 30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커피음료점은 매년 급증해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던 2020년 7월 2415곳에서 2021년 7월 2731곳으로 증가..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 발표에 대전 상장기업들의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전망치가 위축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기대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전에 위치한 알테오젠의 주가가 이날 오전 장중 40만 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1년 전 보다 약 598%가량 급등한 수치다. 장이 마감하는 오후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약세로 돌아서며 3.5% 하락한 채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상승세는 여전..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소진공이 발행하는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이 심각하다는 지적과 티메프(티몬·위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률 저조, 수요가 급증한 백년가게 사업 예산을 줄였다는 비판 등이 쇄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경기 의정부 갑)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며 부정유통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건수 대부분이 지류 상품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2023년 적발 액수만 1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