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예전에는 우리몸의 살결이 곱다, 살갗이 터서 아프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얄궂게도 이제는 피부(皮膚)라는 언어로 전면 개업을 했다. 이제는 아예 피부가 곱다, 피부가 터서 아프겠다고 자랑스럽게 말을 한다. 그러나 살결은 살갗의 결을 말하며, 살갗은 살가죽의 겉면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두 말의 뜻을 합쳐서 피부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말 이다. 그리고 우리몸의 장기인 폐(肺)는 우리말로 허파이다. 따라서 비장(脾臟)은 지라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허파에 바람이 들었느냐?’ 하고 잘 웃는 사람을 놀리기도 했다.
셈을 따질 때 십(十)은 열이요, 백(百)은 온 이며, 천(千)은 즈은 이라고 사용했는데지금은 잊혀져가는 아늑한 머언 옛날 얘기로만 들린다. 식사를 진지로, 계란을 달걀로, 완구를 장난감으로 부르면 우리 민족이 무식한 것일까? 기왕 욕심을 부려보자. 우리몸의 살결과 살갗을 다루는 ‘피부과 병원’을 ‘살결과 살갗 잘 다듬는 의원’으로 바뀌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