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다는 것, 곧 옷을 벗고 몸뚱이를 드러내 보이며 창이나 방문을 활짝 열어 보이는 개방의 시기이니 계절로서의 여름(夏)과도 같은 뜻의 말이다. 여름철 우리가 더워 옷을 벗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오곡백과가 강렬한 햇볕을 받아 가을 결실을 준비하는 가장 왕성한 생명력을 구가하는 여름이다. 사람으로 비긴다면 혈기 방장한 20~30대의 청년기라고 볼 수 있다.
여름을 불교에서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이라 한다. 푸른 신록만큼이나 넉넉하게 익는 열매를 향하여 넓게 바라보는 눈과 깊게 사고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첨단의 과학문명으로 발전하고 전문화와 오토메이션(Automationa) 현상이 생기면서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이 만연하고 있다.
이웃과 주변을 아우르는 관용의 미학(美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녹음방초 우거진 신록의 계절 이 여름을 넓고 깊게 바라보는 혜안(慧眼)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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