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을 득점한 선수들이 기쁨에 넘쳐 보여주는 갖가지 몸짓 또한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과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누릴 수 있는 대리만족의 하나다.
골을 넣은 직후 반지에 입을 맞추는 안정환 선수, 아기 어르는 흉내를 내는 선수, 오노 세리머니들이 그것이다. 흔히 이러한 몸짓을 ‘골 세리머니’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 영어단어는 이런 경우에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월남전을 소재로 한 영화 ‘하얀 전쟁’ 원작 영어소설을 쓴 안정효 작가는 “‘골 세리머니’ 라는 어휘를 붙여주려면 골인 후에 차려 자세로 줄지어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그동안 경기장에서 순직한 모든 축구인에 대한 1분간의 묵념을 거쳐 체육헌장을 낭송하는 정도가의 경외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골을 득점하고 이런 의식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런 선수도 물론 없다. 골인 후 갖는 세리머니는 우리말로 ‘득점 뒤풀이’ ‘골 뒤풀이’ 정도로 바꿀 수 있다. 골 득점 후 환호의 몸짓을 영어로 표현 할 때는 ‘셀리브레이션(celebration)’이란 표기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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