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출생지(出生地)’나 ‘탄생지(誕生地)’ 란 말을 썼다. ‘고수부지’가 ‘둔치’가 되고 ‘노견’을 ‘갓길’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나들목’으로 변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바른 우리말 사용이 뒤로 밀려나 있다. 그 예의 하나는 ‘하늘’을 가리켜 ‘허공(虛空)’과 ‘공중(空中)’이란 말이다.
포도나 칡, 수박처럼 줄기가 곧게 서지 않고 땅 위를 기거나 담에 붙어 자라나는 식물의 줄기를 ‘덩굴’이라고 한다. 여기서 넝쿨은 다른 말인가? 하고 의문을 갖는다. 그러나 덩굴과 넝쿨 둘 다 맞는 말이다.
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쇠고기’는 어떠한가? 쇠고기의 ‘쇠’는 ‘소의~’의 준말이다. 쇠기름, 쇠가죽, 쇠머리, 쇠꼬리 등이 있다. 그러나 한국어문 표준어규정(1988년 1월)은 소기름, 소가죽, 소머리, 소꼬리 등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소도둑이나 소장수, 소달구지 등은 소의 부산물이 아니므로 ‘소의~’의 함축 형태인 쇠도둑, 또는 쇠장수, 쇠달구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는 날씨를 보고 ‘가물, 가뭄’, 아이들의 예쁜 새옷을 ‘고까, 꼬까, 때때’, 헝겊이나 종이의 조각은 ‘나부랭이, 너부렁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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