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어떤 현상이 강하게 일어날 때 나타나는 뜻을 우리는 보통 ‘치닫다’는 말을 잘 사용한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치닫다’는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어법에 보면 접두사 ‘치-’는 ‘치뜨다’ ‘치솟다’ 에서처럼 위로 향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닫다’는 빨리 뛰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이 둘의 합성의미로 ‘치닫다’ 라고 하는데 이른바 위쪽으로 달려 올라간다는 말이다.
따라서 ‘상승세로 치닫다’,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말은 통용 가능하지만,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는 말은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이는 ‘아래로 달려 올라가고 있다’는 반어적인 억지성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굳이 사용하려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달릴 때 쓰이는 단어는 ‘내리닫다’다. ‘하락세로 내리닫고 있다’가 맞는다.
또 흔히 사용하는 말. ‘경제의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증시의 투자열기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이는 ‘증시의 열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또는 내리닫고 있다’가 적합한 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